북 장애인들, 열악한 환경에 생존권 위협
2019.11.29
앵커: 북한의 장애인들이 날이 갈수록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천성장애인은 말할 것도 없고 직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장애를 입은 노동자들도 식량 배급조차 받지 못한 채 길거리에 내몰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에서 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한 주민 소식통은 27일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대우가 어떠하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전화 질문에 “기계공장에서 일하다 오른 손을 잃고 불구자가 된 지 십년이 넘었지만 나라에서 보상금도 못 받고 지금까지 쌀 한톨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먹고 사느라 길거리를 헤매면서 장사를 하는 장애인로서의 삶이 정말 기구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7월 평안남도 은산기계공장 목수작업반에서 일하던 40대의 한 남성이 나무를 제재하다 오른손이 잘리는 사고가 있었는데 공장 측에서는 보상금은 고사하고 치료비도 주지 않았다”면서 “석달이 지나자 공장에서는 노동자에게 공상불구자로 판정된 서류를 주면서 동사무소에서 국가보조금을 받으라며 퇴직을 요구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세 식구의 가장이었던 이 남성노동자는 낮에는 공장목수로 일하고 밤에는 집에서 가구를 만들어 팔며 가족을 먹여 살려왔었는데 하루아침에 불구자가 되면서 생계수단을 잃어버렸다”면서 “국가에서 매달 지불하는 2500원의 보조금으로는 쌀 한키로도 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 신체가 온전한 사람도 벌어먹기 힘든 세월인데 오른 손을 잃은 남성노동자는 자기 먹을 식량도 벌어들이지 못해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면서 “그는 지금 역전에서 다른 불구자들과 함께 음식을 동냥하면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6일 “김정은정부가 집권하면서 평양시 중구역, 대동강구역에 장애인센터가 들어서긴 했지만 이는 장애인을 앞세워 국제사회의 지원금을 받아내고 원수님의 ‘인민애’를 선전하는데 이용되는 시설”이라면서 “이곳에서 장애인 아이들이 노래와 춤을 배워 국제무대에 나가 공연하는데 이들은 모두 특권층 자녀들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 전 평양에서 진행된 성인 장애자체육경기에서 총쏘기와 탁구에서 우승한 장애인들이 메달을 받는 사진을 선전매체들이 전했는데 이를 시청한 주민들과 장애인들은 당국의 허위 선전에 분노하고 있다”면서 “지금 장애인들은 의족, 의수를 살 돈이 없어 교정기구도 착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체육경기가 무슨 말이냐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장애인들의 손과 발 모양에 맞게 의족을 제작해 공급하던 ‘함흥교정기구공장’은 지금 제작에 필요한 특수 금속과 특수비닐소재를 나라에서 공급받지 못해 공장가동이 거의 멈춘 상태”라면서 “다만 원재료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소수의 장애인을 위한 교정기구만 제작해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