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겨울철 비수기인데도 북-중 국경에서 밀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밀수 보다는 북한의 국가기관들이 주도하는 조직적인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요즘 국경연선의 통제가 강화되어 개인들의 강무역(밀수)이 줄어든 반면 국가기관들에 의한 밀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면서 “국영기업들이 생산한 물건을 밀수를 통해 중국에 내다 팔고 그 대금으로 기계 부품이나 고가의 사치품을 들여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밀수로 중국에 내다 파는 품목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가의 약품들”이라면서 “평양과 지방의 국영제약공장들이 사향과 녹용, 웅담 등 진귀한 약재를 사용해 제조한 뇌질환과 심장병에 특효가 있는 조선약품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밀수로 중국에 나가는 조선 약들은 중국에서도 인기가 있는 생약을 재료로 사용한 고급 약제품들”이라면서 “평양의 고려약공장과 지방에 있는 조선설송제약국, 조선동방즉효약물개발사, 미래합작사 등에서 생산된 의약품은 이미 중국인들에게도 효능 좋은 조선약으로 이름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조선에서 만든 우황청심환과 안궁우황환, 조선곰열, 안궁사향 등은 귀한 재료를 사용한데다 효능이 좋은 반면 가격은 중국산에 비해 훨씬 눅어 중국에서 수요가 많다”면서 “같은 이름의 약품이라도 재료 약재의 함량에 따라 가격을 차등 제시해 중국인들의 수요에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에서는 약품의 질에 비해 값이 싸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반 주민들은 감히 접할 수 없는 비싼 약들”이라면서 “당국에서는 열악한 보건환경과 치료약이 없어 고통을 받고 있는 일반주민을 위한 약을 생산할 생각은 안 하고 외화벌이가 용이한 고가의 약품을 만들어 중국에 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9일 “요즘 국경연선에서 국가무역기관들의 밀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이한 것은 고가의 약품 외에도 우리가 만든 다양한 식품들이 중국에 밀수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중 국경에서의 밀수에서 우리는 주로 수산물과 약초 등을 중국에 내보내고 식량이나 가공식품을 들여왔는데 요즘엔 우리의 가공 식품이 거꾸로 중국에 밀수출 되고 있다”면서 “당과류나 국수, 인조고기는 물론 된장, 김치 같은 식품이 중국에 밀수출되는 주요 품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밀수를 주도하는 국가무역회사는 대부분 국가보위성이나 군부대, 내각 소속으로 국가에서 배정한 무역 와크를 받아서 국경밀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추운 날씨에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국영공장에서 생산한 식품들은 대부분 중국으로 밀수출 되고 있다”면서 “중앙기관에 소속된 국가무역회사들이 인민생활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외화벌이를 위해 밀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