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 이용시간 줄여 주민생계 위협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05.31
najin_market_b 북한 나진지역 장마당 모습.
사진제공:NED

앵커: 북한이 모내기전투를 이유로 주민들의 장마당 이용시간을 크게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장마당에서 생계를 해결하고 있는 조건에서 장마당 개장시간을 축소한 것은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8일 “이달 초부터 전국적인 농촌동원이 시작되면서 주민들의 장마당 이용시간이 변경되었다”면서 “원래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6시간이던 장마당 개장시간이 대폭 줄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농촌동원기간을 이유로 청진시의 모든 장마당들이 개장시간을 3시간 반으로 줄였다”면서 “구역마다 설치된 시장관리소에서 장마당 이용시간을 오후 4시에 개장해서 7시 30에 문은 닫는다고 변경 발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장마당에 나가서 물건을 사고 파는 장사활동과 그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공장, 기업소들이 일거리가 없어 가동을 못하는 실정에서 주민들이 먹고 살려면 자연히 장마당 장사활동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실 그동안의 장마당 이용시간 6시간도 주민들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면서 “요즘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당국이 농촌동원기간을 핑계로 장마당 이용시간을 줄이자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9일 “장마당 이용시간이 변경되면서 곳곳에서 시장관리원들과 주민들과의 마찰이 계속 되고 있다”면서 “개장시간 전과 마감시간 후에도 주민들이 몰래 장마당 외부에서 장사를 하다가 단속되는 경우, 물건을 몰수당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남 장마당이나 포항장마당, 청암장마당, 신암장마당, 산업장마당 할 것 없이 저녁 7시 30분만 되면 모든 주민들이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장마당에서 쫓겨난 주민들은 할 수 없이 길거리나 골목에서 단속을 피해가며 장사를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장마당 개장시간을 넘겨 장마당에서 쫒겨난 주민들이 단속을 피해 이리저리 뛰는 모습은 정말 측은해서 바로 볼 수가 없다”면서 “전반적으로 장사가 안되는 데다 장마당 이용시간까지 축소하자 먹고 살기 위해 밤늦게 어둠을 밝혀가며 길거리장사를 하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당국에 대한 원망만 깊어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에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장마당뿐인데 중앙에서 인민의 생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장마당 이용시간을 주민통제의 도구로 휘두르고 있다”면서 “농촌동원에 주민들이 잘 응하지 않는다고 장마당 개장시간을 축소하면 주민들은 뭘 먹고 살아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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