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 공민증 발급사업 1년반 넘게 지지부진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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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유람선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강변에서 북한 주민들과 군인들이 모여 있다.
압록강 유람선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강변에서 북한 주민들과 군인들이 모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지난 2018년 11월 모든 주민에 대한 새 공민증 교체발급 사업에 착수했지만 1년 9개월이 되도록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거주지를 떠나 있거나 거주등록이 말소되어 당국의 통제 밖에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1일 “사회안전성이 1년 반이 넘게 진행하고 있는 공민증교부사업을 아직도 마무리 하지 못했다”면서 “중앙에서 오는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까지 공민증 교부를 마무리할 데 대한 지시가 있었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초 새 공민증교부는 지난 2018년 11월에 시작해 다음 해인 2019년 3월 최고인민회의 전까지 마무리 하는 것으로 예정되었다”면서 “하지만 생계로 바쁜 주민들과 거주지가 일정치 않은 주민들이 많아 공민증 교부사업이 지지부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사회안전성의 집계에 따르면 전체 주민의 60% 정도만 새 공민증을 교부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면서 “나머지 40%에 해당하는 주민들은 거주지를 떠난 주민들이거나 사회안전부에 가서 거주신고 확인작업을 거쳐 새 공민증을 발급받기 꺼리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기존의 공민증은 본인 사진에 이름, 성별, 출생일, 국적, 사는 곳, 결혼날짜, 가족관계, 피형(혈액형)이 겉면에 기록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새로 나온 공민증에는 이 밖에도 직장정보, 직위, 그 동안의 활동경력까지 상세한 신상정보가 담긴 전자 칩이 들어있어 전자 검열기에 넣으면 해당 인물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나오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새 공민증을 발급받으려면 사회안전부에 가서 자신의 직장 경력과 처벌 유무 등 그 동안의 행적에 대한 신원조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새 공민증 발급신청을 꺼리는 것”이라면서 “공민증 발급을 위한 신원조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나 처벌 받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1일 “당국이 새로 교부하고 있는 공민증은 중국의 신분증체계를 그대로 본 딴 것”이라면서 “당국에서 2018년 11월 새 공민증 발급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늦어도 6개월이면 공민증 발급사업을 마무리 할 줄 알았는데 워낙 주거가 불분명한 인원이 많고 주민들의 비협조로 공민증 발급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나도 얼마 전에서야 도안전부에 안면이 있는 사람을 내세워 신원조회 과정없이 가짜 공민증을 발급받았다”면서 “여행증명서나 공식 허가증 없이 여러 곳을 다니며 장사를 하는 통에 거주지에 주거기록이 남아있는 게 없어 뇌물을 주고 가짜 공민증을 만들 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나처럼 공화국에 살면서도 거주지에 이름이 남아있지 않은 사람이 많다”면서 “당국이 주민들의 거주이동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작정 돈벌이나 새 일거리를 찾아 오랜 기간 집을 떠나 있다가 거주등록이 말소된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본래의 거주지를 떠나 떠돌이로 생활한다고 하지만 공화국 안에서는 수시로 단속을 하기 때문에 공민증 없이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그래서 떠돌이 장사꾼들도 현재 거주하는 동네의 인민반장에 사업(뇌물)을 해서 거주확인서를 발급받고 안전부에 1만원 안팎(내화)의 뇌물을 고이면 가짜 공민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짜 공민증은 모두 구 공민증이기 때문에 허위정보를 기재해서 가지고 다녀도 가짜임이 들통날 염려가 없다”면서 “나처럼 거주등록이 없거나 공민증을 분실했거나 훼손되어 공민증없이 살아 온 주민들도 안전부에 뇌물만 고이면 가짜 공민증을 만들 수 있는데 뭣하러 위험부담이 따르는 새 공민증발급을 신청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공민증을 새로 발급받으려면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면서 “원래 거주지에서 거주등록 확인서를 떼어다 현 거주지에 새로 등록해야 하고 그 동안의 행적에 대한 신원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렇게 하자면 위험부담이 따르고 돈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새 공민증 발급사업이 언제 완료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증언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전자칩이 들어가 있는 새 공민증 발급사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지난 2019년 1월 18일에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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