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꽃제비들 도시에서 무리지어 배회
2019.09.27
앵커: 요즘도 북한에서 꽃제비(방랑고아)들이 흔하게 목격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당국이 소위 꽃제비 구호소를 설치하고 단속하고 있지만 도시에서는 여전히 꽃제비들이 무리지어 다니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요즘도 길거리와 장마당 인근에 가면 람루한 옷차림의 꽃제비들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추위가 다가오면서 변두리에서 떠돌던 꽃제비들이 도심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경우, 부모 잃은 아이들을 구제하는 구호소가 설치돼 있다”면서 “김정은체제가 들어서면서 전국에 멋진 애육원과 보육원을 건설해 국가가 고아들을 돌보겠다고 선언했지만 5 년이 지난 지금도 꽃제비는 여전히 도시거리를 배회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국 도처에 구호소가 있는데도 거리를 떠도는 꽃제비가 여전한 것은 구호소에 수용된 고아들에 대한 처우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구호소에 있는 꽃제비들은 옥수수와 감자로 된 초라한 급식을 받고있으며 그나마 양에 차지 않는데다 난방이 전혀 되지 않은 냉방에 갇혀 지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들어 꽃제비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면서 “여름철에는 산과 바닷가로 흩어져 약초와 해초를 채집해서 연명하던 꽃제비들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도시로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청진시내의 어느 장마당에 가도 꽃제비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사법당국이 ‘나라망신을 시킨다’며 닥치는 대로 잡아들여 구호소로 보내고 있지만 꽃제비들은 열악한 구호소 환경을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쳐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평양시에도 아직 꽃제비가 존재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평양에도 꽃제비가 있다. 보안원들이 눈에 보이는 대로 잡아들이고 있지만 평양이라고 해서 꽃제비를 모두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이른 아침에 건설현장인근의 하수구에서 나오는 꽃제비들과 마주치게 되었다”면서 “온몸이 까맣게 얼룩진 꽃제비 세 명이 화력발전소의 난방 배관이 지나가는 지하 망호루(맨홀)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신기한 것은 고작 10살 남짓한 아이들이 선철로 된 무거운 망호루(맨홀)를 밀치고 나오는 것이었다”면서 “왜 그 밑에 들어갔느냐고 묻자 ‘이제는 날씨가 추워서 거기서 잠을 자고 나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불쌍해 물로 씻어주고 먹을 것을 사주었다”며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국가의 수도’라고 선전하는 평양시에 헐벗고 굶주린 꽃제비들이 배회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국에 대한 배신감 마저 느꼈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