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국가무역회사들 중 상당수가 대북제재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폐업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역회사 소속 무역선들은 상선작업(화물운송)을 하지 못해 항구에 정박한 채 고철로 변해가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4일 “한때 국가무역으로 명성을 떨치던 국영무역회사들이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무역회사의 선박들은 오랫동안 항에 정박해 있다보니 기관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할 정도로 녹슬어 가고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청진시에는 도무역국산하의 동해해운회사와 국제련합무역회사에 소속된 무역선이 여러 척 있었다”면서 “잘 알려진 만경봉호를 비롯해 두루봉 1, 2, 3호, 까치봉호, 장자산호, 두만강호 등은 국가무역에 투입돼 운항하던 대표적인 무역선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2017년 이후 유엔의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무역선들이 출항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제기구의 감시망을 피해가며 다른 나라들의 삯짐을 날라주던 벌이마저 끊겨 항(구)에 정박한 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몇몇 힘있는 기관에 소속된 대형무역회사를 제외한 국가무역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특히 명성이 높던 각 도 소속 무역회사와 내각 소속 무역회사들은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유엔제재의 와중에도 작은 철선이나 목선으로 가까운 연안에서 낙지를 잡아 중국에 물물교환으로 밀수출하던 것마저 코로나사태로 막혀버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한 때 주민들의 부러움을 사던 무역회사들이 지금은 돈벌이를 할 수 없는 유령회사가 되어 버렸다”면서 “앞으로 계속 유엔의 경제제재가 지속되고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아 무역선이 움직이지 못한다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무역회사들도 곧 망하게 될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간부소식통은 4일 “바다를 끼고 있는 청진에서 해양무역이 멈춰서니 지역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다”면서 “과거 일반 주민들의 부러움을 받던 무역회사소속 종업원들도 이제는 하루벌어 하루를 먹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때 청진시의 동항과 서항, 유기항만을 차지하고 외화벌이 무역을 독점해온 국가 무역회사들도 머지않아 해체될 운명을 맞을 것”이라면서 “낙지잡이로 겨우 유지해오던 무역회사들과 심지어 군부대소속 무역회사까지 일거리가 없어 유령회사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은 도무역국소속이거나 무역선을 타던 주민들이 오히려 일반 주민보다 더 생활고를 겪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내에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무역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무역회사는 문을 닫고 무역선은 파철(고철)로 팔아야 될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청진항에 정박중인 무역선들을 주민들은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항구도시인 청진시의 경제는 무역선의 활발한 상선여하에 좌우되는데 곧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