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상점에서 가짜 위스키도 판매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8.11.17
masikryung_liquior-620.jpg 마식령 호텔 2층 상점에 위스키 '발렌타인 17년산·21년산' 등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술 공장들이 가짜 위스키를 제조해 외화상점에서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대도시 외화상점들에서는 스카치 위스키 등 똑 같은 상표의 위스키를 진품과 위조품을 함께 진열해 놓고 팔기 때문에 손님들은 진품인지 가짜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5일 “요즘 일반 외화상점들에서 가짜 양주와 진짜 양주를 동시에 구비해 놓고 값싼 술을 찾는 사람에게는 가짜 양주를, 비싸도 좋은 양주를 찾는 사람에게는 진짜 술을 팔고 있다”면서 “국영 술공장들이 한 푼이라도 외화를 더 벌기 위해 가짜 술을 제조해 외화상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전 청진시 중심가의 한 외화상점을 찾았다가 영국산 위스키 2병을 구매했다”면서 “친분이 있는 지인의 기념일을 축하해 주려고 다양한 술과 맥주를 갖추고 있는 외화상점을 찾았은데 진열된 술 가운데 영국산 위스키가 눈에 띠어 구매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런데 위스키를 선물로 받은 지인이 위스키가 아니고 조선술인 것을 알고 샀느냐고 물어와 내가 산 위스키가 가품인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국가가 운영하는 외화상점에서 가짜 양주를 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확인 차 외화 상점에 다시 찾아 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외화상점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 술과 맥주가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었다”면서 “판매원에게 여기서 구매한 영국산 위스키가 가짜인데 왜 가짜를 팔았느냐고 묻자 그는 가짜양주가 맞다고 당당하게 말하면서 그 가격에 진짜 위스키를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어떻게 국가가 운영하는 외화상점에서 가짜를 판매하느냐고 따지자 판매원은 '손님이 처음부터 진짜 위스키를 요구한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처음부터 진품을 달라면 진품을 팔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값이 몇 배나 비싼 진품을 요구하는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따로 집어 말하지 않으면 가품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5일 “요즘 국가무역회사에 소속된 외화상점들에서 가장 잘 나가는 상품은 주류를 꼽을 수 있다”면서 “특히 국내산과 외국산 유명 주류가 잘 팔리면서 외화벌이에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외화상점은 원래 돈주들과 간부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일부 뇌물용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일반 주민들도 찾는 경우가 있다”면서 “같은 상표의 외국 술이라고 해도 가품과 진품 가격차이가 워낙 커 어떤 술은 몇 백 달러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가품 술과 진품 술은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포장되어 있다”면서 “가품도 진품처럼 상표까지 똑 같이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구별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반주민들은 아무리 외화벌이가 급해 맞았다지만 국영 외화상점에서 진품과 함께 가짜 술을 팔고 있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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