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드뱅크, 즉 세계은행이 최근 공개한 전 세계 국가별 통치구조 평가 자료에서 북한은 언론 자유와 시민의 정책참여 분야, 세계 최악의 국가로 지목됐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언론 자유와 규제의 공정성, 법치 등 전반적인 통치 구조 수준이 일년 전보다 퇴보했거나 최악의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세계은행이 진단했습니다.
이 같은 평가는 세계은행이, 30여 국제 기구와 감시 단체가 세계 230개국의 정부 통치와 법치 그리고 청렴도를 평가한 자료를 종합해 최근 발표한 '전 세계 통치구조 지수(World Governance Indicators 2018)'에 소개됐습니다.
북한은 내란이나 폭력사태 가능성을 나타내는 정치적 안정성을 제외한 규제의 공평성과 행정 능력, 언론 자유, 부패통제, 법치 등 세계은행이 평가한 6개 분야 중 5개 분야에서 전체 대상국 중 최악의 10개국에 포함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북한의 언론 자유 수준과 행정 능력은 최악 중 최악인 전체 조사 대상 중 최하위로 평가됐습니다.
세계은행의 통치 지수는 0을 기준점으로 국가별 상황을 최고 점수 2.5점에서 최저 점수 -2.5점 사이로 분류합니다.
북한의 '언론 자유와 책임성' 지수는 -2.20으로 평가 받으면서 지난해의 -2.13보다도 후퇴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악 중 최악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심하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국제인권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4월 공개한 '2018 언론자유보고서(Freedom of Press in the World 2018)'에서 북한을 23년 연속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언론 자유가 없는 나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의 데니얼 배스터드(Daniel Bastard)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Head of Asia-Pacific Desk)은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주민들이 외국 언론을 접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 교화소에 보내는 가혹한 언론 탄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스터드 국장: 북한 주민이 외국 언론 매체를 접하면 노동교화소에 보내지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우 끔찍한 일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하점을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정부가 민간 부문 개발을 허용하고 촉진하는 건전한 정책과 규정을 공식화하고 이행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규제의 질' 항목에서 최저점인 -2.5점에 가까운 -2.34점으로 조사 대상 209개국 중 최하위로 평가됐습니다.
2010년 이후 8년 연속 이 항목에서 세계 최악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공무원의 자질과 정부의 행정력을 평가하는 '정부 효율성' 점수도 -1.65점으로 지난해 -1.63보다 뒷걸음질치며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사법체계의 공정성을 나타내는 '법치'지수도 -1.71로 지난해 점수 -1.63에서 다시 뒷걸음질치며 20년 전 처음 조사됐던 1996년 -1.15 이후 매년 악화되는 추세로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이 밖에 사적 이익을 위해 공공 권력이 행사되는 정도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반영하는 '부패통제' 점수도-1.48로 전체 209개국 중 200위, 최악 쪽 10대 나라에 포함됐습니다.
한편, 세계은행은 전 세계 빈곤퇴치와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목표로 1945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186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습니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북한도 세계은행에 가입해서 개발지원을 받고 싶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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