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잘 보이려’ 공항 주변에 살림집 공사
2017.05.06

앵커: 평양 순안국제공항 주변 곳곳에서 지난해 말부터 새 살림집이 지어지거나, 건설 중인 것이 확인됐습니다. 평양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현대화된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공항과 고속도로 주변의 오래된 건물과 주택을 허물고 새로 짓는 노력으로 풀이됩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10월 4일에 촬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의 모습입니다. 공항과 활주로 주변에 건설된 새 살림집이 많이 보이는데, 대부분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초 사이에 지어졌습니다.
새 살림집이 조성된 구역은 최소 7개. 한 구역마다 20~30채 이상의 집이 들어섰고, 여전히 건설 중인 아파트의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위성사진의 촬영 범위를 확대하면 새 살림집이 지어진 구역은 더 많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순안국제공항 주변에 많은 살림집 건설 공사가 진행됐다며, 이는 평양을 찾는 외국인에게 현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평양과 입국 후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 중에 볼 수 있는 도시의 현대화를 과시하기 위해 오래되고 낡은 건물과 살림집을 허문 뒤 새로 지었다는 겁니다. (These construction projects is to beautify an area where foreigners arrive and depart the country.)
또 멜빈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주요 고속도로 주변의 건물을 새로 짓거나 오래된 살림집을 새로 단장한 사례도 많이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습니다. (We can see many instances where old village housing along major highways has been torn down or renovated along the country's main highways.)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15년, 순안국제공항에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제2청사를 완공한 뒤 공항과 평양시를 잇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해 원활한 교통과 운송을 보장하라고 지시했으며, 공항 주변과 고속도로 주변의 건물에도 현대화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평양을 중심으로 수년 동안 건설 공사를 통해 전시용 도시를 조성하는 데 많은 역량을 쏟아왔으며 특히 김일성 주석의 100번째 생일인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대규모 살림집 건설에도 나선 바 있습니다.
한편, 순안국제공항은 제2청사의 건설과 함께 인터넷 사용과 자동현금입출금기도 도입하고 내부 장식과 시설 등을 국제적 기준에 맞추려 애썼지만 영국의 항공서비스 전문 조사기관인 ‘스카이트렉스’로부터 올해도 다른 나라의 국제공항과 비교해 시설과 환경, 서비스 등에서 전체적으로 열악한 최악의 공항으로 평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