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국제적인 관광 도시로 개발하려 했던 '원산 국제관광지구' 공사가 2년 넘게 제자리걸음입니다. 애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관광지구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처럼 언제 재개될지조차 불투명합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북한이 야심 차게 추진한 '원산 국제관광지구'(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상업, 관광, 문화 교류를 중심으로 무역과 금융거래에 이르기까지 원산시를 국제적인 관광지구로 개발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7년 5월 19일에 촬영한 '원산 국제관광지구'의 모습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2015년 5월, 대대적인 착공식을 거행하고 기존의 주택과 건물을 모두 철거한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애초 원산시 중심부에 임대주택과 호텔, 국제금융청사, 백화점, 체육관 등이 건설되고, 주변에는 초호화급 5성 호텔인 원산호텔과 금융종합청사, 과학연구종합청사, 국제전람장, 도서관 등이 들어설 계획으로 총투자비용은 미화로 약 1억 9천600만 달러였지만, 2016년 12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일 년이 지나도록 남동쪽 지역에 일부 아파트와 건물만이 지어졌을 뿐입니다.

그리고 다시 일 년이 지난 2017년에도 이전의 아파트 공사에 조금 변화가 있을 뿐, 다른 곳에는 여전히 건설 공사에 아무런 진전이 없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미래과학자거리', '여명거리' 등을 비롯한 애육원, 육아원, 어린이 교통공원, 스포츠 공원 등 북한 전역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각종 건설 공사에 비해 '원산 국제관광지구' 개발이 눈에 띄게 속도가 느린 점을 주목했습니다. 또 그 이유로 투자 유치의 어려움과 다른 건설 사업이 더 중요하다는 정책적 판단, 그리고 전국적인 건설 사업으로 건설 자재와 노동력 등이 분산됐을 가능성을 꼽습니다.
한편,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해 9월,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강하게 받는 상황에서 국제관광지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도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정권이 공들여 온 경제 개발구 개발 사업에 큰 차질을 예상했습니다. 대북제재의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에 투자할 외국 기업이 있겠느냐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북한 관광을 금지하고 북한 여행에 관한 경각심이 국제사회에 확산하면서 앞으로 국제관광지구에 대한 투자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멜빈 연구원도 이런 상황이라면 '원산 국제관광지구'의 개발 공사가 언제 재개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관측했습니다. (If this is the case, it is unclear when construction on the Kalma Street project will continue in earnest.)
이밖에도 북한이 외국인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온성섬 관광개발구'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국제관광지구 개발 사업은 오늘날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