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파견 노동자들에 충성자금 추가할당

서울-박정연 xallsl@rfa.org
2021-06-02
Share
nk_workers_house_b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위치한 북한 노동자 집단 거주지. 이 곳에는 북한의 현직 군인으로 추정되는 젊은이들이 합숙하며 집체 노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당국이 지난 4월말 러시아 내 북한노동자들에게 평양시살림집건설자금을 추가로 상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들로부터 거둬들이던 국가계획분 상납금 외에 평양시 5만세대살림집건설비용으로 매달 100달러씩 추가 부담하도록 지시해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1일 “지난 주 블라지보스톡(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한 명과 우연히 접촉한 자리에서 북한당국으로부터 충성자금 추가상납 지시를 받아 굉장히 화가 난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면서 “지난 4월말에 하달된 해당 지시는 5월부터 그동안 노동자들이 매달 상납해오던 국가계획분 490달러 외에 1인당 매달 100달러씩 추가 상납하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추가 할당된 충성자금은 전액 평양시 주택건설비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북한당국은 조선의 노동자라면 누구도 이번 충성자금 추가 할당과제에서 열외될 수 없다며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책임자들에게 엄포를 놓았다고 전해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정부의 정식 노동허가를 받지 못해 비공식적으로 숨어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과거 노동허가를 받아 일할 때에 비해 하루 평균 10시간이상으로 노동시간은 늘어난 반면 수입은 전보다 훨씬 줄어들어 국가계획분을 내고 나면 노동자 개인에게 남는 돈이 한 달에 200달러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내가 만난 북한노동자는 당국의 충성자금 추가상납지시가 내려지면서 동료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말했다”면서 “평소 국가계획분에 대해 한 번도 불만을 드러낸 적이 없던 동료들마저 코로나 때문에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는 우리에게 어디 가서 또 돈을 만들어 내라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쌍트 뻬쩨르부르크(상트 페테르부르그)의 한 고려인 소식통도 같은 날 “최근 쌍트 뻬쩨르부르크 주변 여러 지역에서 비공식적으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5월부터 시작된 충성자금 추가상납으로 곤경에 처해있다”면서 “북한당국이 지난 4월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 전원을 대상으로 5월부터 기존의 국가계획분과 별도로 매달 100달러의 추가 기여금을 상납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북한 노동자들에게 추가 할당된 충성자금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평양의 주택건설비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같은 북한당국의 지시가 알려지자 현장에서 뛰는 노동자들은 물론 충성자금 납부를 종용하던 (북한인력회사) 사장이나 초급당비서,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위지도원들마저 당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수천 명의 북한노동자들이 러시아 정부의 눈을 피해 어렵고 힘든 현장에서 힘들게 일해 번 돈을 국가계획분으로 매달 꼬박꼬박 상납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 속에서 극심한 심리적, 육체적 압박을 받으며 번 돈의 대부분을 충성자금으로 바치고 있는데 거기에다 평양시 주택건설지원금까지 추가로 바치라니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러시아정부의 눈을 피해 위험한 건설현장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코로나사태 이후 일거리가 줄어들어 한달 내내 일해봐야 충성자금을 마련하면 다행으로 여겼다”면서 “일부 노동자들은 그동안 가족에게 보낼 생활비조차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힘을 다해 충성자금을 바쳤는데 추가로 또 기여금을 내라니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에 달했다며 격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2017년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해외의 북한 근로자들이 2019년 말까지 모두 본국으로 철수하도록 규정한 제2397호 결의를 채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 만명에 달하던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본국으로 철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작년 봄부터 다시 유학이나 연수 비자를 발급받은 청년들을 러시아에 보내 각종 공사장에 취업시켜 외화벌이를 하게 함으로써 대북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