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서 불법전화사용자 20여명 체포돼

서울-김세원 xallsl@rfa.org
2020.09.29
guard_post_b2 사진은 양강도 혜산시 혜탄동의 경비초소.
/RFA Photo

앵커 : 이달 들어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중국손전화 사용자 20여명이 도보위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주민 20여명은  불법으로 간주되는 중국손전화기로 송금브로커 일을 한 혐의로 체포된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세원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양강도 사법기관의 한 간부 소식통은 29일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혜산시에서 20여명의 주민들이 도보위국에 체포됐다”면서 “체포된 주민들은 사용금지 된 중국손전화로 외부(중국, 한국 등)와 연락한 혐의로 체포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체포된 주민들은 중국과 남조선에 살고 있는 도주(탈북)자나 그 가족들과 전화연계를 가지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것”이라면서 “이달들어 중국핸드폰을 사용하다 적발된 대상들의 명단과 체포경위를 작성한 문서를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들어 남조선과 중국에 있는 도주자(탈북자)들이 혜산시에 있는 가족이나 주민들과 연락이 잘 안될 것”이라면서 “지난 8월 조-중 국경지역에서 외부정보를 유입하고 내부정보 유출자들을 년말까지 모조리 색출하여 박멸하라는 최고존엄의 방침에 따라 도보위국이 불법으로 간주되는 손전화 사용자 섬멸작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도보위국은 수년간 보위부의 눈과 귀가 되어 준 도보위국과 시 보위부의 비밀정보원들까지 다 잡아들였다”면서 “보위부 비밀정보원 임무를 수행하면서 남조선에 내부정보를 팔아돈벌이를 하거나 송금브로커를 하고 외부정보를 유입한 증거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기간 국경지역에서의 중국손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통제와 장악, 처벌은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이번처럼 보위부를 도와주는 비밀정보원까지 체포하기는 처음이다”라면서 “외부정보 유입자들과 내부정보 유출자들을 한 명도 남김없이 색출하여 뿌리를 뽑으라는 최고존엄의 지시가 내려진 만큼 이번에 체포된 주민들은 엄격한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8일 혜산시 연풍동의 한 주민이 도보위국 보위원들에게 손목에 족쇄가 채워진채 차에 실려가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1일과 14일에는 혜산시 혜강동과 혜신동에서 각각 한 명의 주민이 도보위국에 체포되어 가는 것을 해당지역민들이 목격했다”면서 “요즘 들어 도보위국에서 중국손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체포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에서는 지난 기간 양강도 조-중 국경연선지역에 철조망과 야간조명등, 최신형전파탐지기를 비롯한 국경봉쇄와 불법으로 간주되는 손전화사용자 색출에 대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면서 “지난 4월부터는 최신형 이동식 소형전파탐지기를 국경연선지역의 모든 보위원들에게 공급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예전에는 불법으로 간주되는 손전화 소지자들에 대해 웬만하면 조사과정을 통해 겁을 주거나 구류장생활을 시키다가 교양처리를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다”면서 “이번에 체포된 주민들은 대부분 교화소나 노동단련대로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대북제재와 신형코로나사태로 국경이 봉쇄된데 이어 보위부의 연이은 국경지역 주민에대한 타격으로 주민 모두가 아우성이다”라면서 “국경은 봉쇄되었지만 그나마 중국과 돈 이간(불법 송금)을 하는 사람들 덕에 시장이 유통되었는데 그들 마저 깡그리 잡아갔으니 이제는 앉아 죽기만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한국에 정착한 한 탈북민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거의 매주 이북에 있는 가족과 전화연결을 하였는데 이달 들어 고향(혜산)과의 전화통화가 보름째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에서는 무엇을 하던 모든 것이 당국의 통제를 받아야 하고 특히 중국 손전화를 사용하다 사법기관에 단속이 되면 간첩으로 몰려 불이익을 당한다”면서 “요즘 들어 고향과의 연락이 두절되어 가족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센터(NKDB)가 2019년에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414명의 탈북자 가운데 62%는 한 차례 이상 대북송금을 했으며, 대북송금 경험자 256명이 한국에 정착한 뒤 북한으로 보낸 누적 송금액은 23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7일 방송에서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탈북민 가족을 상대로 송금 브로커를 하던 한 주민이 간첩혐의로 체포되었다고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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