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병사들에 제공할 특식마련 군 간부에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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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동계훈련에 진입한 군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12월 한 달 동안 매일 같이 병사들에게 특식을 제공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병사들에 제공할 특식을 해당 부대 간부들이 돌아가면서 마련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군 간부들의 불만이 높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군관련 소식통은 7일 ”총정치국 지시에 따라 새학년도 전투정치훈련(동계훈련)에 진입한 군인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차원에서 (군) 간부가족들에게 12월 한달동안 매일 ‘병사의 날’을 지정해 운영하도록 지시했다”면서 ”각 부대 정치부에서는 주례간부회의에서 ‘병사의 날’ 운영정형에 대해 토의 검토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부대 정치부에서는 간부들을 대상으로 간부가 맡아야 할 ‘병사의 날’ 일정을 정해주고 지휘관부터 시작하여 부대 모든 간부들이 참여해 자기가 맡은 병사의 날에 병사들에게 제공할 특식을 준비하도록 했다”면서 ”정치부에서 정해준 날짜에 맞춰 군 간부들은 가정에서 음식을 성의껏 준비해 해당 부대 병사들에게 아침, 점심, 저녁까지 보장해줘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부대 정치부로부터 자기가 맡게 된 ‘병사의 날’ 운영 일정을 전달받은 간부와 그 가족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특히 코로나와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난으로 군 간부들도 제살기에 바쁜데 특별 음식을 만들어 수 백명의 군인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너무도 큰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대대급 부대 같은 경우에는 간부 역량(숫자)이 얼마되지 않은 조건에서 대대 관하 중대들을 대상으로 한달동안 ‘병사의 날’을 운영하려면 보통 한 간부가 12월 중에 이틀동안 음식공급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수백여명의 군인들에 공급할 음식을 준비하려면 시장에 나가 식품을 대량으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간부 가족들의 고민이 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같은 날 ”병사의 날 운영정형을 놓고 해당 부대정치부에서는 매 간부들과 간부가족들에 대한 총화사업을 매주마다 간부회의를 열어 진행하고 있다”면서 ”잘한 간부와 그 가족은 평가를 받지만 잘못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고스란히 남편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간부 가족들은 없는 돈에 빚을 내서라도 병사들에게 줄 특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군 간부들과 그 가족들도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고난의 행군’시기에 버금하는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다 장사도 못하고 오직 국가에서 주는 월급과 배급으로 생활하다 보니 생활고를 겪고 있다”면서 ”이런 사정은 돌보지 않고 저들의 낮내기를 위해 강압적인 방법으로 병사의 날 운영을 강요하는 당국의 행태에 내부적인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2월1일 보도에서 북한군이 12월 1일부터 동계훈련에 들어갔으며 열악한 보급과 쌓인 피로로 인해 병사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