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소년들, 한국드라마 ‘응답하라’에 빠져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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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y-1997-305.jpg 지난해 7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제작보고회에서 가수 서인국(왼쪽)과 정은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 불법영상물 단속이 대폭 강화되었지만 북한주민들의 한국드라마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큰 인기를 끌며 북한 청소년들속에서 드라마에 나오는 말투까지 유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997년 당시 한국청소년들의 생활을 재현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최근 북한의 청소년들과 고등중학교 학생들속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여러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불법영상물 복제 및 유포자들을 처형하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내리며 한국 영상물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응답하라 1997’은 한국드라마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청소년들속에서 ‘응답하라 1997’을 못 보면 ‘농촌(낙오자)’이라는 취급을 당하는 형편”이라며 “‘응답하라 1997’은 16기가 소형메모리칩에 담겨 유통되기 때문에 단속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한국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응답’이라는 줄임말로 통하고 있는데 젊은이들 속에서는 ‘응답하라 1997’의 내용을 묻는 친구에게 “한국에서 만든 굉장한 간첩영화”라고 대답했다는 우스갯말까지 나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한국드라마 한 작품을 다 보려면 적어도 알판(DVD)이 열두 장 이상이 있어야 했다”며 “알판 한 장 당 값은 국돈(북한 돈)으로 8천원부터 1만원까지 사이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드라마 한 작품을 알판으로 다 보려면 최소한 북한 돈 10만원이상, 중국인민폐로 100원은 있어야 했는데 이마저도 잦은 검열로 하여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팔리는 메모리는 대개 16기가로 가격도 중국인민폐 200원이라며 16기가면 한국드라마 한 작품을 충분히 저장할 수 있는데다 알판에 비해 감추기도 쉬워 웬만한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도 ‘응답하라 1997’이 청소년들과 주민들속에서 공공연히 유포되고 있는데 대해 지적하면서 요즘은 청소년 학생들속에서 드라마 주인공들의 대사나 말투까지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응답하라 1997’을 보는 청소년학생들이 “발은 이 땅에 붙이고 눈은 멀리 세상을 보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말을 인용하며 “한국드라마는 세상을 멀리보기 위한 행동이기 때문에 절대로 불법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한국드라마에 심취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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