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환 “내 꿈은 통일한국 외교관”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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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고영환 씨가 한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부원장으로 최근 승진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지 25년만입니다. 고영환 부원장은 “내 꿈은 통일한국의 외교관”이라고 말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영환 부원장 (RFA PHOTO/ 박성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영환 부원장 (RFA PHOTO/ 박성우)
RFA PHOTO/박성우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내부 승진을 통해 지난 1월 1일부터 부원장으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으로 북한 정세 판단과 대북 정책 개발 등의 역할을 맡고 있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북한 출신 연구자가 중책을 맡은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북한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1991년 5월 남한으로 ‘귀순’한 고영환 부원장은 1992년 1월부터 줄곧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고영환 부원장: 제가 부원장이 된 건 제가 잘 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한국 국가와 국민이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고 키워준 결과라고 생각하고 이에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 사람이 어디서 왔든지간에 능력있고 열심히 살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하고요. 탈북민들에게 배풀어준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사랑,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부원장 자리는 이번에 새로 생겼습니다. 만 62세인 고영환 부원장은 올해 퇴임할 예정이었습니다. 보기에 따라선 연구원 측에서 없던 자리를 만들어 준 셈입니다.

그러나 고 부원장은 “연구원이 이 자리를 탈북민을 위해 만들었다기 보다는 예전부터 갖고 있던 직제개편 계획을 이번에 실행한 것”이라며 “다른 국책 연구기관은 대부분 부원장 자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원장의 임기는 2년입니다. 이 기간 동안 “연구원 내 북한 출신 연구자들은 물론 남한 연구자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고 북한 인민들의 자유를 촉진하며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고 부원장은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의 꿈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고영환 부원장은 그가 좋아했던 직업인 ‘외교관’을 다시 해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고영환 부원장: 저는 전직 외교관입니다. 한국에서 연구원에 들어와 일을 하고 있지만 통일은 꼭 이뤄지리라고 생각하고요. 통일이 이뤄지는 경우에 제가 통일한국의 외교관으로 다시 한 번 근무하는 게 꿈입니다. 그때는 제가 어느정도 나이도 있을 테니까 좀 더 큰 나라들, 중국이나 미국, 프랑스 같은 나라에 대사로 가서 일하는 게 저의 꿈입니다.

또다른 소망도 있습니다. 아버지와 딸이 똑같은 직업을 갖는 걸 보고 싶다는 겁니다.

고영환 부원장: 제 딸이 지금 서울의 어느 대학 영문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 딸의 꿈도 외교관입니다. 외교관이 돼서 외교부나 국제기구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게 꿈이거든요. 아버지는 북한에서 외교관을 했고 딸은 앞으로 한국에서 외교관을 하고 그래서 대대로 외교관이 되는 모습을 정말 보고 싶습니다.

북한에서 고영환 부원장은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외교부 6국 4과장으로 일하며 중부 아프리카 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1986년부터 1988년까지는 김일성 주석의 프랑스어 통역도 맡았다고 말했습니다.

1989년 11월부터는 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했고, 당시 루마니아 독재자가 총살당하는 장면을 TV로 보다가 “북한에서 저런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라고 했던 말이 “김일성도 저렇게 죽을 수 있다”는 말로 평양에 보고되는 바람에 이른바 ‘말반동’으로 몰려 1991년 3월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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