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서 감자 가격 급등에 주민 동요”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09.13
potato_pouder_factory-620.jpg 삼지연군 감자가루생산공장.
사진-연합뉴스

앵커: 지난달 북한의 최대 감자 생산지인 양강도에서 감자 가격이 갑자기 두 배로 뛰어 주민들의 심리적 동요가 있었다는 소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홍단감자’로 유명한 북한 양강도에서 지난달 20일 1킬로그램당 북한돈 1천원이던 감자 가격이 갑자기 2천원으로 올라 시장에서 일시적 혼란이 있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북한의 대부분 서민 계층은 식량 배급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서민층들은 시장활동, 장사를 통해서 현금 수입을 얻어서 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합니다. 그래서 일반 서민들은 이렇게 감자 같은 ‘주식’의 값이 올라가면 생활을 방위(유지)할 방법이 없어요. 그런 공포감이 이번 시장 동요의 원인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에서 가장 싼 곡물인 감자가 1킬로그램 당 2천원이라는 것은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인데, 당시 주민들은 쌀과 옥수수 가격도 오를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식량 사재기를 하기도 했다는 양강도 혜산시 취재협력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심지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사람들까지도 감자 가격의 일시적 폭등에 겁을 먹고, 수중에 있는 돈을 모두 털어 쌀을 구매하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감자가 킬로(그램) 당 (북한돈) 천원이라는 것도 비싸요. 원래 주식 중에서 감자가 값이 가장 싸고, 2014~2015년도 시세는 (북한돈) 350원~450원 정도였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많이 오른 것입니다. 이것은 서민계층, 가난한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아주 곤란한 일인데, 지금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1킬로그램 당) 700원으로 떨어졌지만, 이것도 한 5년 전에 비하면 두 배 값이니까 아직까지 부담이 좀 많을 겁니다.

양강도는 북한의 대표적 감자 산지이지만, 햇감자가 나오기 전인 8월 중순에는 남부 지역에서 수송된 감자가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당시 계속된 폭우로 도로가 파손되어 잠시 감자 유통이 지연되자 주민들이 공포감에 사재기에 나섰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가까운 시일 내에 완화될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북한의 일반 서민은 물론 간부들 사이에서까지 불안감이 퍼지고 있어서 사소한 변화에도 주민들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햇감자가 출시되고 있는데도 감자 가격이 불과 4~5년 전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데 대해서도 좀 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두 어 해 전에 신설된 양강도 삼지연 감자가루생산공장에서 감자를 사들여서 시장에 나오는 감자의 양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하는 반면, 제재로 빈곤층이 늘어나 저렴한 감자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새로운 감자가루생산공장이 생겼는데 그걸 확대하라는 방침이 계속 중앙정부에서 내려오고 있거든요. 거기(감자가루생산공장)에 감자가 많이 투입이 되죠. 그것 때문에 시장에 유통되는 감자가 많이 줄어서 값이 올라갔는지. 또 경제제재로 현금수입이 떨어진 사람들이, 백미 먹었던 사람이 옥수수를, 옥수수 먹었던 사람들이 감자를 구하게 됐으니까 수요가 많아지면서 값이 올라갔는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수 년간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시찰하고 감자생산을 독려하는 한편 삼지연 감자가루생산공장도 수 차례 방문하는 등 양강도 감자 생산에 큰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2016년 11월 건설을 지시한 대규모 삼지연 감자가루생산공장은 감자가루와 감자가공품 생산을 위한 건물과 2만톤급 감자 저장고 등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이 4천 톤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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