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후쿠다 정권, 압력에서 대화 노선으로 전환할 듯

도쿄-채명석 seoul@rfa.org

5년 전 오늘 평양에서 첫 북일 정상회담이 열려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되고, 김정일 위원장은 일본인 13명의 납치를 인정했습니다. 평양 공동선언 5주년을 맞은 일본의 표정을 채명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채 기자, 평양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은 어제 도쿄에서 집회를 열고 “피랍자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도 점점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주어진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호소하면서 납치문제의 조기 해결을 일본정부에 촉구했습니다.

가족 모임의 마쓰모토 데루아키 사무국장은 “자신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납치 피해자들의 귀환 운동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호소하면서 납치문제는 우리 세대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0년 전에 결성됐던 납치피해자 가족 모임은 납치문제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고, 일반 국민들로부터의 기부금이나 모금 활동이 저조해 지자 지난달 분쿄구에 있는 작은 빌딩으로 이사했습니다.

문: 납치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아베 총리가 사임을 표명함에 따라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실망도 대단할 텐 데요.

답: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가 지난 11일 돌연 사임을 표명하자 가장 크게 놀라고 실망한 것은 납치 피해자 가족들입니다.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총리의 사임 발표를 듣고 눈앞이 캄캄해 졌다” “이제 납치문제는 누가 책임을 지고 해결 줄 것인가” 등등의 낙담을 늘어놓았는데요.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대북 강경정책 노선을 이어 갈 아소 타로 간사장보다 대화노선을 중시하는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 유력해 짐에 따라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실망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문: 차기 자민당 총재와 총리로 유력한 후쿠다 씨는 어떤 대북관 내지는 대북 정책을 갖고 있습니까.

답: 후쿠다 씨는 15일 입후보 등록을 마치고 아소 씨와 갖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북한과 교섭할 여지가 없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교섭하겠다는 의욕이 북 쪽에 전달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압력 쪽으로 치우친 대북 정책을 대화 쪽으로 되돌릴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후쿠다 씨는 고이즈미 내각의 관방장관을 지내면서 2002년9월의 첫 북일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사람입니다.

또 그해 10월 납치 생존자 5명이 북한에 다시 돌아간다는 조건으로 일시 귀국했을 때 당초 약속한대로 그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외무성 쪽 주장을 옹호했었습니다. 그러나 관방부장관이었던 아베 씨의 극력 반대로 5명이 일본에 그대로 눌러앉게 되자 아베 씨와는 견원지간의 사이로 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오는 23일에 치러질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는 자민당의 9개 파벌 중 8개 파벌의 지지를 획득한 후쿠다 씨의 당선이 유력한데요. 만약 후쿠다 씨가 자민당 총재, 총리로 등극할 경우 대북 압력 일변도 정책에서 크게 전환하여 대화 노선을 중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후쿠다 씨를 지지하는 야마사키 파와 고가 파 등이 아시아 중시 외교를 요구하고 있고, 야마사키 파의 야마사키 대표는 올해 1월7일 단독으로 북한에 들어가 납치문제 해법을 논의하고 돌아 온 바 있습니다. 후쿠다 씨는 17일 오사카에서 열린 가두연설에서 “자신의 힘으로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면서 “납치문제가 해결되고 북한이 핵도 미사일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 국교도 가능하다”며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에도 의욕을 보였습니다.

후쿠다: 아직 저쪽에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내 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북한도 아베 정권과는 일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왔지만, 후쿠다 정권이 들어 설 경우 일본과의 대화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