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야구단, 김하성 경기 보며 “메이저리거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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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을 방문중인 탈북민 청소년 야구단 챌린저스가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 선수가 출전한 야구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현장음] 김하성 화이팅! 김하성 화이팅!

24일 저녁, 미국의 워싱턴DC의 내셔널스파크.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 김하성을 응원하는 건데, 3루석 1층 관중석에 같은 야구 모자와 선수복을 입은 20여 명이 목청껏 ‘하성 킴’을 연호합니다.

선수복에 적힌 팀 이름은 ‘챌린져스’.

북한에서 탈출한 청소년들로 구성된 야구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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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창단한 한국 최초의 탈북민 청소년 야구단 챌린저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러 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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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내셔널스 파크' 야구 경기장 앞에서 탈북민 청소년 야구단 '챌린저스'가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챌린저스' 제공

워싱턴 내셔널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입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챌린저스 선수들은 순식간에 경기에 몰입합니다.

타자의 타격이 안타인 줄 알았지만 결국 파울 판정을 받았을 때는 함께 아쉬워하고, 멋진 호수비를 보였을 때는 “와아”하고 감탄합니다.

지난 주 뉴욕에서 양키스의 경기를 관람한 챌린저스 야구단에겐 이 날이 두번째 메이저리그 경기 관람입니다.

하지만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출전한 경기는 이들에게 특별했습니다.

좌석도 워싱턴 내셔널스가 아닌, 김하성 선수가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응원석에 앉았습니다.

2회 초, 김하성 선수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선수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사진과 영상을 찍었습니다.

이서진 선수(북한 내 가족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가명 사용): 지금 파드레스의 김하성 선수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메이저리그 유투브에서 녹화, 재방송 영상을 보면서…김하성 선수를 좋아해서 여기 앉게 됐습니다. 직접 보니까 아까 날아오는 공을 잡아서 홈에서 아웃시키는 걸 직접 보니까 영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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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내셔널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를 관람하는 '챌린저스' /RFA Photo-유형준

한국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재학 시절부터 야구를 시작한, 올해 23살의 이서진 선수는 “한국에 가면 오늘 이 시간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며 경기장을 찬찬히 둘러봤습니다.

이서진 선수: 제 버킷 리스트 중에 메이저리그 경기 직접 관람이 있었는데 그걸 실행하게 돼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한국보다 규모도 크고 분위기도 좋아서 재밌습니다. 난간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양키스 경기 때 선수가 홈런과 안타를 쳐서 점수를 냈는데 그 때 옆의 미국 관중과 얘기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5회를 마친 후 경기장 내 대형 스크린에 챌린저스 야구단을 환영하는 문구가 등장했습니다.

“Challengers! N. Korea Escapees!” (챌린저스! 탈북민들!)

그러자 선수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세계 최초 탈북 청소년 야구단 챌린저스 미국 투어’라고 적힌 현수막을 흔들며 환호했습니다.

[현장음] 선수들의 환호 소리

이날 야구 관람에는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함께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북한 이탈주민의 날인 7월 14일을 기념하기 위해 등번호 714가 적힌 챌린저스 선수복을 입었습니다.

터너 특사: 저는 챌린저스 선수들의 미국 방문이 앞으로 더 많은 훌륭한 스포츠 교류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미국의 가장 인기있는 운동인 야구를 계기로 한국계 미국인 청소년뿐만아니라 일반적으로 미국 청소년들에게도 관심을 끌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며, 젊은 탈북민들이 영어 실력을 연습하고 그들의이야기를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챌린저스 선수들의 응원에 힘입어 김하성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볼넷 2개, 3득점을 기록하며 12대 3으로 마무리된 팀 승리에 힘을 보탰습니다.

챌린저스 야구단은 지난 18일부터 미국을 방문해 뉴욕과 워싱턴에서 유엔 본부 견학, 미국 내 청소년 야구단과의 친선 경기, 한국계 하원의원 면담,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면담 등의 일정을 진행 중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