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실패한 국가 순위 13위 ”

워싱턴-김연호

우선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라는 용어가 생소한데요, 무슨 뜻입니까?

국가로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뜻인데요, 기준이 몇 개 있습니다. 우선 정부가 영토 전체를 장악하지 못하거나 군사력을 독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게 제일 흔하게 쓰이는 기준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권위가 정통성을 잃어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경우, 정부가 수도나 전기, 도로 같은 공적인 봉사사업을 할 능력이 안되는 경우,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다른 나라들과 대등하게 교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경우 등도 실패한 국가로 분류됩니다.

실패한 국가인지 아닌지를 쉽게 알 수 있는 표시 같은 건 없습니까?

포린 폴리시는 12개의 표시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부패와 범죄행위가 만연하고 정부가 세금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 그리고 대규모 인구 이동이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등이 그것입니다. 또 경제가 급속히 악화되고 계층이나 계급간에 심각한 불평등이 나타나고, 정부가 제도적으로 국민을 박해하거나 차별하는 것도 실패한 국가의 대표적인 표시입니다.

북한과 관련있는 표시들이 제법 눈에 띄는데, 북한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모두 177개 나라가 조사 대상이었는데요, 북한은 실패한 국가들 가운데 열세번째로 상황이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개의 표시들을 기준으로 0에서 10까지 점수를 매겨서 총점을 구하는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점수가 낮게 나온 스무개 나라들은 가장 불안정한 국가군으로 분류됐는데, 북한이 여기에 끼여 있는 겁니다. 이 국가군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이고 일부 중동 국가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실패한 나라는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 2위는 종파간 무력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중동의 이라크가 차지했습니다.

다른 실패한 나라들과 비교해서 북한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가장 불안정한 국가군에서 북한과 파키스탄이 두 나라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국제사회 입장에서 볼 때는 아주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는 지적이죠. 게다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라가 핵무기까지 갖고 있으니,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크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은 경제가 붕괴돼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이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은 정부 권위의 정통성, 정부의 공적 봉사 사업, 인권 등이 실패한 국가들 가운데서도 거의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민주주의국인 남한은 어떻게 평가됐습니까?

남한은 미국, 유럽, 호주 등과 더불어 국가 기능이 안정돼 있는 나라로 분류됐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인도, 동유럽 일부 국가들은 국가기능이 안정된 나라와 불안한 나라의 중간에 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