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채명석 seoul@rfa.org
제네바에서 열린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가 원만히 진행됨에 따라 5일과 6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회의 진전을 위해 일본은 과거 청산문제 논의에 응하기로 했고, 북한은 납치문제에 대한 재조사를 약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회담의 두 가지 큰 테마인 국교정상화 문제와 납치문제 중 오늘은 납치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 것인가에 대해서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가 지정에서 해제하기 위해서는 일본인 납치문제의 진전이 필수적인데요. 울란바토르에서 북일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로 임할 전망입니까.
<답>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것을 보면 북한의 송일호 국교정상화교섭 담당 대사는 지난달 말 중국 선양에서 일본 외무성 관리들과 사전 접촉을 갖고 일본측이 과거 청산 논의에 응하는 조건으로 납치문제에 대한 재조사를 약속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측은 북한이 납치문제 재조사에 응하는 등 이 문제에 일정한 성의를 보일 경우 북한의 수해 피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언질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경위로 보아 북한이 납치문제를 재조사한다 해도 어디까지나 성의를 보일 것이며, 북한이 조사해서 통보한 내용에 대해서 일본이 어디까지 수용하고 납득하게 될 것인지 난관은 한 둘이 아닙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도 납치문제를 철저히 재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6월말 보도했었는데요. 북한이 재조사를 한다면 어떤 식으로 조사를 진행할 것 같습니까.
<답> 그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재조사 문제를 둘러싼 북일 양국간의 공방을 거슬러 올라 갈 볼 필요가 있는데요.
2002년9월 평양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열려 김정일 위원장이 일본인 13명에 대한 납치를 처음 인정한 다음, 그해 9월28일부터 10월1일까지 일본 정부 조사단이 북한을 방문해서 사망자 8명의 사망 경위, 사건 관계자들의 처벌 상황 등을 파악한 바 있습니다.
이 때 일본 정부조사단은 요코다 메구미 씨가 정신병으로 입원했다가 자살했다는 49 예방원을 방문해서 메구미 씨의 입원 생활과 자살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해서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었습니다.2004년5월22일 두 번 째 북일 정상회담이 열린 다음 그해 6월부터 북한은 다시 조사 작업을 개시했고, 11월에는 경찰관계자, 법의학 관계자들을 포함한 일본 정부 조사단이 방북해서 증인, 목격자들을 면담하고 현지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때 일본 정부 조사단은 요코다 메구미 씨의 남편 김영남을 만나 메구미 씨의 유골을 건네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유골이 가짜라는 일본측 감정 결과에 대해 북한이 맹 반발함으로서 북일 양국간의 납치문제 실무 회담이 중지되고 재조사 문제는 흐지부지 되어 왔습니다.
이런 경위로 볼 때 북한이 철저하게 재조사를 재개한다해도 이미 20년, 30여 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일본측이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에도 납치 문제를 재조사했다는 형적을 남기는 선에서 북한이 조사 작업을 형식적으로 끝마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합니다.
<문> 일본측은 어느 선에서 북한의 재조사 결과를 수용할 것 같습니까.
<답> 아직 아베 총리나 일본 정부의 기준이 명확히 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 때문에 테러 지원국가 지정 해제 문제와 관련해서 “도대체 어느 선이면 만족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미국 측으로부터 재촉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하노이에서 열린 첫 실무그룹회의 때 북한의 송일호 대사는 일본측이 “죽은 사람까지 살려서 돌려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는데요.
이번 회담에서는 일본측이 “(생사를 불문하고) 납치 피해자 전원이 귀환해야 납치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본다”는 식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주장은 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일본 정부는 북한이 납치 문제 재조사에 응하는 등 납치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일 경우 인도지원이나 나아가서는 에너지 지원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며 북한을 아우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까 말씀 드린 대로 북한은 납치 문제 재조사를 형식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고, 아베 정권은 국내 여론을 의식해서 재조사 결과를 수용하는 장대를 낮출 가능성이 없어서 당분간 납치문제의 큰 진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이곳, 일본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