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거 프랑크, “북한 외화사용 금지 조치 효과없을 것”


2007.01.25

북한 당국이 대북 제재로 인한 외화난을 타개하기 위해 주민들의 외화거래를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루디거 프랑크 교수는 북한에 암시장이 있는 한 당국의 이같은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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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한 지하역 철 부근에서 미국 달러를 암거래하는 모습 - AFP PHOTO/GOH Chai Hin

북한 당국이 이번 주 들어 국내거래에서 외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고 남한언론이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25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모든 외국 화폐에 대한 사용금지령을 22일 발표와 동시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앞으로 외화로 물건을 사려는 북한 주민은 당국이 지정한 거래소에 가서 외화를 ‘바꾼 돈’ 표와 교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숨겨두고 있는 막대한 외화를 거둬들여 미국의 금융압박과 유엔의 대북 제재 등에 대처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북한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외화를 흡수해 정부의 외화부족을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지난 2005년 9월 북한의 불법 금융행위에 대응한 미국 재무부의 조치 이후 북한은 해외은행들과의 거래가 어려워지고 정상적인 무역도 힘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도 북한이 각종 불법행위에서 거둬들이는 외화수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화를 선호하는 북한주민들이 마음이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북한경제 전문가 루디거 프랑크 교수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외화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상황에서 ‘바꾼 돈’ 표가 제대로 통용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Frank: (That would be something that usually targets foreigners who come to N. Korea.)

"바꾼 돈‘ 표는 주로 북한에 온 외국인들이 쓰라고 만든 것입니다. 외국인들이야 암시장을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꾼 돈’ 표를 쓸 수밖에 없겠지만,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손해를 봐가면서까지 외화를 ‘바꾼 돈’ 표와 바꿀 이유가 없을 겁니다. 게다가 ‘바꾼 돈’표는 지난 2002년에 한 번 폐지된 적이 있는 만큼 또다시 폐지되지 말라는 법도 없죠. 이런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차라리 장롱 속에 외화를 숨겨두려고 할 겁니다."

프랑크 교수는 북한 국내거래에서 외화사용이 전면 금지되면 무역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Frank: (If you travel to China and purchase goods against these dollars and you come back to N. Korea and sell them at higher prices to make profit, then this will only work when your customers in N. Korea pay you in dollars.)

"장사꾼들은 중국에 가서 달러를 주고 물건을 산 뒤에 북한에 돌아와 더 비싼 값으로 팔아야 하는데, 북한에서 달러로 물건 값을 받지 못하면 이익을 남길 수 없습니다. ‘바꾼 돈’표는 중국에서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지난 1979년 외화를 중앙에서 관리하기 위해 ‘바꾼 돈’표를 도입했으나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단행하면서 완전히 폐지해 버렸습니다. 일반 주민들이나 기업소에서 가치가 안정된 외화를 내놓지 않아 ‘바꿈돈’ 표가 당국의 외화관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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