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관영매체가 남한정부가 인터넷 검열을 통해 남한 국민들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언론 감시기구들은 세계에서 언론자유가 가장 없는 나라인 북한의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25일자 보도에서 남한 정부가 친북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들에 접속을 차단해 남한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4월엔 미국에 있는 인터넷 매체인 민족통신이 남한 정부의 친북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며 해제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인터넷 사이트란 쉽게 말해 컴퓨터상의 가상 공간에서 특정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전자 매체공간으로 보면 됩니다.
남한 정부는 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포함한 30개가 넘는 친북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작년 10월 남한 국회에서 야당인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친북 이적성 게시물이 인터넷 공간에 넘쳐난다며 주무 부서인 정보통신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상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빼앗고 있는 세계 최악의 나라는 오히려 북한이라는 지적입니다. 최근 국제적인 민간 언론 감시기구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06년 언론 자유지수‘에 따르면, 북한은 전체 168개 국가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지난 해 이 단체에서 뽑은 13개의 ‘인터넷 적대국’ 가운데 하나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폐쇄된 국가로서 모든 언론을 통제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인터넷에 접근을 막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에서 몇천명의 특권층만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당시 보고서와 관련해 줄리앙 뺑(Julian Pain) 인터넷 담당 국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단순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들며 저개발국가라는 핑계로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을 막고 있는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Pain: When you see that Kim Jong Il is able to build and to produce nuclear weapons and nuclear warhead and I mean he's probably able to give access to internet to his people. So I say it's not only because it's backward country. It's most of all because KJL is the worst dictator on earth and doesn't want his people to get access to any kind of independent information.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핵무기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점을 감안해 볼 때, 북한 주민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이유가 북한이 후진국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충분치가 않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악의 독재자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독립적인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지 못하도록 접근을 막고 있다는 이유가 더 일리있는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남한의 통일부는 현재 30여개가 넘는 친북 성향의 웹 사이트의 접속을 막는 현재의 정책을 중단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이달초 밝힌 바 있습니다. 남한은 전체 인구의 3/4 정도가 모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기에 통신망이 가장 잘 구축되고 발달된 나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 해 남한은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2006년 언론 자유지수‘에서 전체 168개국 가운데 31위를 차지했고, 아시아에서 가장 언론자유지수가 높은 나라로 평가받았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