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을지포커스렌즈 비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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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성우 parks@rfa.org

남한의 수해복구 물자가 북한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가운데, 북측은 한미 군사훈련과 남한 정당의 한 대통령 후보에 까지 비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북한 언론들은 남한과 미국이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을 “발광적으로” 감행하고 있다며 훈련이 시작된 20일 이후부터 연이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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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합동군사훈련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미군들 - AFP PHOTO/JUNG YEON-JE

조선중앙통신은 31일 한국과 미국이 8월 들어 총 170여회에 걸쳐 북한에 대한 공중 정찰을 했으며,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이 시작된 뒤로는 특히 22일과 23일, 28대의 정찰기들이 북측을 감시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또 21일, 미국과 한국이 군사적 적대행위를 계속 일삼는다면 북한도 강한 대응책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남한의 수해 복구 물자가 북측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터여서 이처럼 “으름장 놓고 손 벌리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대학교의 남주홍 교수는 대남 선전선동 전략일 뿐 개의치 말 것을 권고합니다.

[남주홍] 북한은 전통적으로 2중적 전략을 써왔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우리의 지원과 후원을 받아내면서, 한편으로는 선전 전동을 항상 동시에 진행해 왔으니까... 이번 을지포커스훈련은 그들의 지난 몇 년 동안 유지돼 온 상투적인 대남 선전선동이라고 보시면 되고...

김일성 대학 등에서 종교철학을 강의한 바 있는 미국 심슨 대학의 신은희 교수는 수해 지원은 동포애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며, 북한은 여기다 정치적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해석합니다.

반면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은 실제 병력과 전투 장비 투입이 최소화된 컴퓨터를 통한 모의 훈련의 성격이 강하지만, 신 교수는 그래도 북한은 이 훈련을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합니다.

[신은희] 그거는 미국과 한국이 연합해서 어떤 국가 비상시 군사전략을 감행하는 것인데... 북측 입장에서는 준전시 상태로 들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은 전혀 과민한 반응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군사훈련에 대한 비난 뿐 아니라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도 비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30일, 이명박 후보가 핵이 있는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하면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한 발언은 “반민족적 범죄”라며 한나라당과 이 후보를 비난했습니다.

서울의 정치권과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의 한 정당의 후보를 상대로 비난을 계속하는 것은 내정간섭 금지라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고, 남한의 수해 지원 물자가 북한에 도착하고 있는 마당에 대남 비방을 지속하는 것은 상호 신뢰 구축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합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입니다.

[강재섭] 북한이 대선에 개입하지 말아야 됩니다. 지금 북한의 내정간섭이 도를 지나치고 있습니다.

남주홍 교수는 북한의 이명박 때리기는 남한에 우파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의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남주홍] 북한이 특정 대통령 후보를 비난 한다기 보다는 우파 정부가 들어올 걱정을 하고 있는 겁니다. 즉 지난 10년간 좌파 정부의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대북 지원이 끊어질 걱정을 해서 이명박 후보로 상징되는 야당의 우파가 집권하는 것이 두려워서 비난하는 것이지...

신은희 교수의 해석은 다릅니다. 북한은 한나라당을 반통일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난은 지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신은희] 지금은 한나라당에서 상당히 (대북정책을) 수정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어떤 대북관이나 통일관에 있어서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후보는 대단히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인사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비난 성명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 지도부의 최근 태도는 남한 언론의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한 신문은 사설에서 “손 벌리면서도 생떼쓰는 북한 지도부”를 꼬집었고, 또 수해 복구 지원을 받으면서도 한국 야당 지도자와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비난은 중단하지 않는 북한을 두고 북한 지도부의 이 같은 “생뚱맞은” 행태가 실소를 자아낸다고 논평을 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