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제부담상 쿠바식 전면 관광개방 힘들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북한이 남한 현대아산과 백두산 관광사업까지 체결하자 같은 사회주의국으로 관광대국인 쿠바를 모방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체재부담상 쿠바식 전면 관광개방은 힘들 것이란 지적입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통해 톡톡히 재미를 본 북한이 이번엔 백두산 관광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9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강산 관광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는 4억6천5백여만달러에 달합니다.

금강산 관광은 체류 일정에 따라 1인당 당일은 30달러에서 2박3일은 80달러까지 받았습니다. 북한이 내년 5월부터 시작되는 백두산 관광비를 금강산 관광 기준에 따라 책정할 경우 그 액수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남한 교통연구원은 백두산 관광이 시작되면 월평균 만5천여명, 연평균 18만4천여명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관광사업을 통한 외화벌이에 적극 나서면서 일부에서는 북한이 같은 사회주의국으로 주외화 수입원이 관광인 쿠바의 예를 본받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합니다. 즉 체제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관광을 통해 외화도 벌어들이려 하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실제로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은 90년대 들어 관광사업을 전면 개방하면서도 쿠바를 찾는 외국인들에 대한 쿠바인의 접근을 제한하는 식으로 체재 단속을 해나갔습니다. 미 의회조사국 (CRS) 닉시 박사입니다.

Niksch: 북한과 쿠바는 아주 가깝다. 때문에 북한이 쿠바의 관광정책을 보고 힌트를 얻었을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카스트로 정권이 외국인 관광시설에 대한 쿠바인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아바나의 큰 호텔과 술집, 해변을 가보면 외국 관광객들이 많지만 쿠바인은 이들과 접촉하면 안된다. 바로 이런 점이 북한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꼼꼼히 살펴보면 쿠바의 관광정책은 북한과 여러모로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이나 쿠바 모두 체재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관광 수입을 올리려는 동기는 같을지 몰라도 관광정책의 수준은 쿠바가 한 수 위라는 겁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원 놀란드 박삽니다:

Noland: 쿠바와 북한 관광을 비교할 때 잊어선 안될 점은 쿠바는 북한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라는 사실이다. 쿠바에선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바로 이게 중요한 차이점이다.

실제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쿠바는 외화난 타개를 위해 지난 90년대 들어 관광산업을 국가시책을 정했습니다. 쿠바는 이를 위해 지난 94년 관광부를 신설한 이후 관광시설 개발에 35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외국 기업과 쿠바 국내기업의 합작 관광회사만해도 25개가 넘습니다.

오늘날 쿠바를 찾는 관광객은 캐나다인과 영국, 독일인은 물론 미국인을 포함해 매년 2백만명을 넘습니다. 북한이 남한 현대아산 한 군데와 손잡고 관광사업을 벌이는 것이나, 주관광객도 일반 서구인이 아닌 남한 사람들 위주인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북한이 쿠바처럼 전면적인 관광책을 펼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더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체재 부담 때문입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놀란드 박사입니다.

Noland: 북한이 백두산 관광으로 어느 정도 외화를 벌어들이긴 하겠지만 온 강산을 개방하지 않는 한 쿠바처럼 벌진 못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체제부담 때문에 정치적으로 이런 일을 벌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