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화, 세계 최악의 통화


2007.06.12

워싱턴-이진희

미국의 외교전문 잡지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는 북한의 원화를 일부 다른 나라의 통화와 함께 세계 최악의 통화로 꼽았습니다. 암거래 시장에서의 달러 가격이 급상승하는 것은 물론, 국내 물가 상승도 심각하다는 평가입니다.

포린 폴리시 잡지는 최근호에서 소말리아의 실링, 이라크의 디나르,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 짐바브웨의 달러와 함께 북한 원화를 최악의 통화로 꼽았습니다. 잡지는 북한 정권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에 맞춰, 최근 몇 년 전까지 1달러에 2.16원이라는 고정환율제를 실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잡지는 1달러당 2.16이라는 환율은, 북한의 경제실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잡지는 북한에는 시장 경제라는 것이 없으며, 주체사상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위 지식층을 위한 사치품과 군부를 위한 첨단기술 물품을 공급하기 위해 해외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에, 수출은 상당히 저조하고, 해외 누구도 북한 돈으로 거래를 하려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연간 부족분 17억 달러를 메우기 위해 무기 판매나 마약거래, 화폐 위조 등 불법행위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물가상승 위기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잡지에 따르면, 현재 북한 원화의 공식 환율은 1달러당 141원이지만, 암거래 시장에서는 달러당 2500원 이상을 줘야 구입이 가능합니다. 특히 미국이 지난 2005년 북한에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암거래 시장에서의 달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시장가격도 엄청나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북한이 경제 개혁을 실시한 이후, 쌀 가격은 무려 550%나 급등했다고 잡지는 전했습니다. 북한 원화의 가치가 더욱 땅에 떨어지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남한 국민대 초빙 교수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 원화는 국내 시장에서 큰 문제없이 사용되며, 달러로 쉽게 교환할 수 있다며 포린 폴리시에 난 기사가 다소 과장됐다고 말했습니다.

Lankov: There is a lot of currencies which are not really exchangeable, convertible...

“국제적으로 교환할 수 없는 통화들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북한 통화도 그 중 하납니다. 북한 내에서 원화를 가지고 미국 달러, 일본 옌, 중국 위안화도 문제없이 다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포린폴리시의 평가는 심한 과장입니다. 소말리아 같은 나라에서는 국내에서도 통화가 쓰이지 않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물가 상승 면에서도 북한은 최악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Lankov: I came from the Soviet Union, I have seen a serious inflation...

"저는 구소련 출신입니다. 더 심각한 물가 상승도 목격했습니다. 물론 북한의 물가 상승도 심각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실제, 국제 인권단체나 대북지원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물가는 크게 오르지 않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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