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탈북자 제3국 거쳐 남한 도착
2006.02.10
중국에서 이리저리 팔려 다니던 한 탈북여성이 지난 5일 남한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남한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두리하나 선교회가 10일 자유 아시아에 밝혔습니다. 중국에 숨어살던 올 28살의 김경희씨(가명)는 구조요청을 한지 2년 여 만에 제3국을 거쳐 남한으로 입국했습니다.
탈북여성 김경희씨는 중국에서 2년 전 인터넷 전자 우편을 통해 자신이 물건처럼 이리 저리 팔려 다니고 있다며 제발 도와 달라는 가슴 아픈 사연을 두리하나 선교회로 보내 구출하기 시작했다고 두리하나 선교회 천기원 목사가 밝혔습니다.
천기원: 내가 언제까지 물건처럼 팔여 다녀야 하는가 더 이상 팔려 다니고 싶지 않다 부모가 원망스럽다 왜 나는 남의 나라에 와서 물건처럼 팔려 다녀야 하는지 단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재발 나를 도와달라는 절규의 편지 받았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김경희씨는 지난 2004년 말 탈북자 부흥이네 일행 6명이 중국, 버마, 라오스를 넘나들며 탈출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길 안내를 맡았던 미국계 한국인 제프리 박 목사가 메콩 강에서 실종되어 남한 언론에 보도가 되었던 그 일행과 함께 제3국을 통해 남한 입국을 계획 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김 씨는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강제 북송되는 바람에 합류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당시 일행 6명은 박 목사를 잃은 채 메콩강을 건너 라오스로 갔다 잡혀 다시 버마로 추방되자 감옥에 억류되었다 버마 주재 남한 대사관에 인계되어 지난해 2월 무사히 남한으로 들어갔습니다.
천기원: 편지받고 또 북송 되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나와 빨리 탈출시키려고 부흥이네 일행 하고 다같이 9명이 출발약속을 했는데 출발 2일전에 3명이 잡혀 북송이 되어 결국 부흥이 팀과는 합류하지 못하다 4개월 후에 거의 만신장이가 되어 다시 탈출해 나와서 오랫동안 고생하다 2년 만에 남한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김경희씨는 자신이 보낸 전자우편에서 함경북도 청진 라남 구역에 살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3남매가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바닷물을 소금삼아 시라지 국을 머고 그것도 없어 산에서 풀을 뜯어다 바닷물을 넣고 국처럼 하루하루 연명하다 중국으로 탈출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여기서 잠시 김경옥씨가 중국에서 보낸 구조 요청 사연 일부를 소개해 드립니다.
< < 이렇게 어려운 생활을 견디다 못해 오빠는 집을 나갔고 할머니는 친척이 모시고 가자 저와 동생은 외지로 떠돌이 생활을 했습니다. 나는 다행히 경성도 건설대로 가고 동생은 남아 있었습니다.
내가 떠나던 날 내 손을 잡고 같이 가자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리던 동생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건설대 에서 다시 돌아와 동생을 찾아보니 동생을 어디론가 갔고 저는 청진 역에서 사탕장사를 하다 어떤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여인은 중국에 가면 이런 고생 안하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며 중국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우리는 무산을 통해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화룡을 거쳐 룡정에서 지내다 연길에 가서 한 남자에게 팔아 넘겼습니다. 그 남자는 저를 또 다른 사람에게 팔 생각을 하고 자기 어머니 집으로 나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19살 이었는데 중국에 온지 7일이 되던 날 나를 사기위해 보러오는 사람들이 왔습니다.
그러나 당시 저는 먹지 못해 나이에 비해 성숙하지 못한 상태라 겨우 12살의 나이밖에 안되어 보였어요. 오는 사람마다 19살이 안된다며 그냥 돌아 간 사람이 5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없이 그 집에서 식모 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후에 3.000원에 다른 곳으로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사람이 저를 찾아와 신랑을 얻어 준다며 데리고 가서 장춘에서 8천원에 팔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신랑이라는 사람은 8살짜리 아이가 있었어요. 저는 이렇게 물건처럼 이리저리 팔려 다니는 것이 너무 끔찍하고 슬펐어요.
그래서 2번에 걸쳐 도망을 시도하다 성공한 저는 연길 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연길에 도착한 저는 아는 할머니네 집에서 우연히 같은 북한에서 온 한 아주머니를 알게 되어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를 가도 신분증이 없는 저희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언제 어느 시간에 공안들이 올지 몰라 밤에는 불도 켜지 못한 채 지내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자우편 사연이었는데요 이런 편지를 보냈던 김경희씨가 지난 5일 남한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천 기원목사가 전했습니다.
천기원: 분명하게 3국으로 잘 탈출했는데 남한으로 들어올 때가 지났는데 연락도 안 되고 연결도 안 되고 정부에서는 확인도 안 해 주고 궁금했는데 메시지가 왔더라구요 얼마나 반가운지...
천기원 목사는 이런 처지의 탈북여성들이 하나둘이 아니고 계속 도움을 요청해 오고 있다며 팔려 다니는 금액도 300달라 에서 많게는 1300달라 심지어 본인이 가격도 모르는 채 팔려 다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기원: 3천원에 팔리기도 하고 5천원도 있고 어떤 여성은 인수하고 인계하면서 돈을 주고받지만 본인이 얼마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천 목사는 또 언제까지 탈북여성 들이 중국에서 이런 비참한 생활을 해야 하는지 북한은 물론 남한 당국과 중국 정부는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에 대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어 민간단체들이 한 명이나 두 명씩 구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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