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북서부의 작은 나라 벨기에에서 지난해 3명의 탈북자가 난민지위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들의 탈북경위 진술서를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했습니다. 이들이 자신들의 정착지로 대부분의 탈북자들처럼 남한행이 아니라 벨기에를 택했는지 등 이들의 탈북 경위에 대해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2006년 벨기에에는 탈북자가 세 명이 입국해 난민지위를 신청했죠?
벨기에 난민 관련 당국자에 따르면 올해 2월말 현재 이들 세 명 중 두 명에게 난민지위가 부여됐습니다. 모두 가명이지만 박찬모 씨와 이길모 씨, 또 김신모 씨가 지난해 2월과 4월, 또 9월에 벨기에에 입국했습니다. 지난 93년 이후 벨기에 정부로부터 난민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은 이들 중 두 사람을 포함해 모두 8명입니다.
이들의 탈북동기가 우선 궁금한데요.
우선 김 씨의 경우를 살펴보면 그의 아버지가 수출입 업무를 하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중국 출장을 자주 다녔다는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가 남한 사람들을 많이 접촉했다는 이유로 당국에 적발돼 투옥됐다는 것입니다. 그 후 김 씨는 탈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박 씨의 경우 목표량을 채우지 못한 인근 작업반의 부탁을 받고 곡식을 무단으로 빌려줬다가 당국에 연행되던 중 공안원과 마찰을 빚었는데 문제가 확대돼 그 후 곧바로 중국으로 탈출했습니다.
이 씨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북한에서 남한 방송을 들은 것이 적발될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 씨의 진술서에 따르면 그는 친구 집에서 남한 방송을 들었는데 그 사실이 당국에 알려졌고 그 친구가 보안당국에 끌려가 감옥에 갇히게 됐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이 씨는 자신도 잡히기 전에 북한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건너가게 된 것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벨기에까지 올 수 있었는지가 궁금한데요.
모두 중국인 안내인을 따라 왔는데요. 박 씨는 비행기로 김 씨는 열차 편으로 또 이 씨는 배와 버스 등을 타고 벨기에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이 중국인 안내인에게 준 돈은 중국 돈 7000 위안에서 10000 위안 정도였습니다.
우선 비행기 편으로 벨기에에 입국한 박 씨의 경우 중국인 안내인으로부터 10000 위안을 주고 위조된 남한 여권을 구입해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파리에 도착한 후 벨기에로 갔습니다. 그 중국인 안내인은 위조 여권을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회수해갔습니다. 또 특이한 점은 박 씨는 남한에서 일하는 미국인 목사의 권유로 벨기에로 가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씨와 김 씨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이 씨는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인 안내인과 함께 한 항구로 이동해 배를 타고 벨기에로 향했는데요. 버스 등 육상교통수단도 많이 이용했다고 밝힌 이 씨는 벨기에에 도착하기까지 정확히 어디를 거쳐서 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의 경우는 중국에서 러시아로 건너가 열차 편으로 벨기에까지 왔는데 중간에 안내인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 때문에 함께 출발했던 중국인 23명과 자신 중 6명만이 벨기에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들은 벨기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습니까?
정확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요. 우선 두 사람은 난민지위를 받아 벨기에에 정착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의 통역을 담당했던 벨기에 거주 한인 원용서 씨에 따르면 이 씨의 경우 난민지위를 받아 벨기에 당국에서 매달 지급하는 625유로, 약 830달러 가량의 실업수당을 받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