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북지원은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 돼야” - 탈북자들

남한의 민간단체 ‘뉴라이트전국연합’은 22일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를 서울에서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 증인으로 참석한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목격한 참혹한 인권유린 상황을 고발하면서 남한의 대북지원은 김정일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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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전국연합’은 22일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탈북자 김영순(오른쪽)씨와 이광철(가운데)씨 - RFA PHOTO/양성원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발언은 의사 출신 탈북자 이광철 씨의 증언이었습니다. 황해북도 평산 출신으로 사리원 도인민병원 의사로 재직했던 올해 44살의 이 씨는 북한에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기형아가 하나도 없는데 그 이유는 장애를 가진 기형아는 태어나자마자 대부분 죽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광철: 북한에는 장애인 없다. 장애인이 있다면 군대나 사회에서 사고로 다친 장애인은 있어도 출산하면서부터 장애인은 없다. 국가에서 장애자를 다 없애라 그런 것은 아니다. 어쨌든 부모 심정에서 60-70년대 북한이 잘 살았다고 해도 살기 힘들고 지금은 더 살기 어려우니까 성성한 자식도 버리는 일이 흔하다.

이 씨는 자신이 이러한 장애영아 살해에 직접 가담하거나 이를 목격한 적은 없지만 동료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이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광철: 난 소화기 내과 의사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는데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야기한다. 난 영아살해 장면을 직접 보거나 한 일은 없다. 부모가 동의를 한 일이고 죽이는 방법은 이제 태어나는 아기는 엎어놓으면 죽고 안 죽으면 찬물에 넣어 죽인다. 시체는 가족한테 주고 그들이 산에 묻으면 끝이다.

이 씨는 또 남한의 대북지원이 실제 북한주민들의 인권향상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북한 권력층이나 군부에만 그 혜택이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이광철: 유엔에서 지원하는 약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남한에서 온 것은 남한에서 왔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조선에는 워낙 그런 물자가 없기 때문에 빛을 못 낸다. 간부들한테는 빛이 된다. 평민들에게는 혜택이 없다. 이런 대북지원은 효과가 없다. 한국 정부는 평화 때문이라고 그러는데 오히려 이런 것을 줌으로써 북한은 더 전쟁 준비를 완성한다. 남한의 지원품을 인민들에게 쓰는 것이 아니고 그 창고를 채우기 때문이다.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 씨는 남한 정부가 대북지원에 사용하는 돈을 탈북자들 지원에 더 쓰고 정착 지원금도 더 많이 주면 그 돈을 가지고 탈북자 가족들까지 북한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광철: 탈북자들에게 정착금을 더 주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도울 수 있고 가족을 데려오는데 쓸 수 있다. 지금 돈이 없어 꼼짝 못하고 있다. 돈이 있으면 내가 이곳으로 올 때 도와줬던 브로커에게 돈도 주고 또 가족들을 데려올 브로커들에게 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어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서 8년 6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올해 67살의 탈북자 김영순 씨도 남한의 대북지원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것이 되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순: 대북지원을 해서 김정일의 배를 불리고 스위스 계좌의 자금을 보충해주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또 입쌀을 지원하면 북한 당국은 이를 다른 나라에서 쇳덩어리로 바꿔 온다. 흥남항에서 그러한 광경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대신 통강냉이, 통밀을 대대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 주민들이 타 먹을 수 있다.

또 김 씨는 북한 당국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현 남한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김영순: 남북이 교류를 하는 것도 김정일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의 비위를 거슬러야 북한도 변화할 수 있지 않겠나? 최근 ‘요덕스토리’ (뮤지컬)를 하고 있는데 남한 집권당은 지금 남북화해가 재 궤도에 올라가고 있는데 왜 이런 공연으로 북한을 자극하느냐고 말하는데 탈북자들은 이것이 매우 못마땅하다.

김 씨는 또 20만에 달하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의 인권을 반드시 찾아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순: 정치범 수감자가 지금 북한에 20만이 있다. 화성, 수성, 북창, 요덕, 덕천 이렇게 있다. 이러한 수감자 20만이 모두 남한 문제로 들어가 있다. 수정주의, 자본주의 등 죄명도 아닌 것으로 들어가 있다. 이것이 해결되어야 한다. 그들에게 햇볕을 줘야 한다. 대한민국에 온 탈북자들은 다 인권을 찾지 않았나? 너무나 행복한 것이다. 이들 정치범 수감자들의 인권을 반드시 찾아주어야 한다.

김영순 씨는 또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주는 것 까지는 기대하지도 않고 있다면서 단지 강제 북송만은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정부도 중국 정부에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만은 자제해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