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탈북자 실태를 말한다
2007.03.22
탈북자들이 한국이나 미국으로 가기 위해 동남아에 있는 태국으로 밀입국 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태국정부는 탈북자들의 밀입국 봉쇄를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태국내 밀입국자 보호 단체들에 대한 단속을 부쩍 늘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정권이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탈북자들의 태국 밀입국 행렬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태국내 탈북자 지원 단체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방콕의 이동준 기자를 연결해태국내 탈북자 밀입국 상황과 이들의 이민국 수용상황 등에 대해 알아봅니다.
탈북자들이언제부터 태국으로 들어가게 됐습니까?
네. 지금으로부터 약 7~8년 전부터 탈북자들이 3~4명이 한 그룹을 형성하여 메콩강 줄기를 따라서 태국에 밀입국 하면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소위 조직적인 탈북자 브로커 손에 이루어지기보다는 순수 선교단체에서 인권차원에서 이들을 돕고 방콕에 소재한 남한대사관에 인도하는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는 이민국 수용소에 보내지지 않고 공관에서 한인교회에 의탁하여 태국당국과 외교협상을 걸쳐 이들 탈북자들이 주로 가기를 원하는 남한으로 보내지곤 했습니다.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남한 공관당국자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을 무리 없이 자유진영으로 보내는 것을 안 선교단체들과 밀입국 알선 조직들이 나서면서 더 많은 탈북자들이 태국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이들 탈북자들 가운데 일부는 자진해 경찰에 체포되어 이민국 수용소로 가기도 하고 또 다른 일부는 한국공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공관에서는 이들을 태국내 한인교회에 보내 이들을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공관이나 비정부기구 등에서 관리하는 보호소에 기거하는 탈북자들을 태국경찰이 집단 단속, 체포하기 시작하면서 탈북자 보호가 어렵게 되자 모든 탈북자들을 일단 방콕이민국 수용소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도 그 곳 이민국 수용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까?
네, 저희 방송에도 최근 보도 된 바 있지만 일부 몇몇 탈북자가 이민국 수용소에 있을 뿐 나머지 현재 50~60여명은 미국대사관에서 지정한 비정부기구에서 맡아 관리하면서 방콕 시내 모처 몇 군데에 머물며 미국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남한 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에 비해 비교적 긴 시일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관계로 최근 들어서는 미국행을 결심했다가 남한행으로 돌아서는 탈북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한당국이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에게 남한에 갈 것을 설득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에 관해서는 남한공관당국에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은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과 비정부기구에서 맡고 있습니다.
탈북자 숫자. 걸쳐간 숫자, 현재,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물론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기 위해 태국당국과 협상을 하는 남한대사관에서는 상세한 통계가 있겠지만 탈북자의 신상과 숫자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 동안 제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지난 4~5년 동안 이 곳 태국을 걸쳐 남한으로 간 탈북자의 숫자는 대략 지금까지 남한에 입국한 전체탈북자 1만명의 10분지 1정도가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1천여명 가량으로 추산한다는 것이죠.
태국에 주재하는 북한 공관에서는 태국 입국 탈북자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방콕 주재 북한 대사관은 북한의 재외공관 중에서도 비교적 큰 규모입니다. 하지만 작년 초 신임 북한대사가 부임을 한 후 이민국 수용소를 방문한 적은 딱 한번입니다. 그 후 탈북자에 관해서는 거의 관심밖이라는 듯한 태도로 일관 하고 있습니다. 자국민인 탈북자들의 밀입국 사안에 대해 북한 대사관은 손을 놓고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실질적인 탈북자 관리를 맡은 남한 공관은 태국당국자들과 다방면으로 외교적 마찰을 피하면서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아 제3국으로 가는데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태국정부의 탈북자 정책은 무엇입니까?
그러나 탈북자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남한은 물론 태국 당국에서도 당혹해 하는 입장입니다. 방콕 이민국 수용인원 초과에 따른 시설부족, 위생관리, 경비, 태국 난민법 일괄 적용의 어려움, 그리고 북한과의 외교마찰 등을 고려하면서 처리해야 하는 당혹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태국 방콕 이민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은 얼마나 되며 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약 3백 여명으로 부녀자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수용시설 내에서 생활은 그리 여유롭지 못 한 실정입니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와 수용적정 인원을 초과함으로 모든 생활이 어렵다고 보면 됩니다. 식생활은 불만들이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몸을 추스를 수 없는 생활을 한 연유로 몸이 아프다는 호소를 하지만 수용소 시설이 이를 따르지 못 하며 한국어를 하는 인원 등의 부족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수용소 생활을 하는 탈북자들에게는 불법입국자 대우를 받을 뿐이지 신변을 위협하는 강제형벌, 체벌 등은 전혀 없으며 제한된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언행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탈북자들이 외부와의 전화통화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탈북자들을 인도한 종교단체나 비정부기구 또한 남한 공관에서 이런 부분을 도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그렇게 노력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수용소 생활을 하는 탈북자들을 일반 면회객 즉, 재태국 남한인들이나 교회 등에서 주기적으로 면회를 하며 부족한 물품들을 전해주곤 합니다.
그런데 종교단체나 인권단체 등에서 면회를 한 뒤 수용소 상황에 대해 언론에 부정적인 면들을 부각시키면서 태국 이민국 당국이 탈북자 면회를 전면금지 시키는 역효과도 생기고 있습니다. 오히려 탈북자들에는 불이익을 주는 결과가 되는 셈이죠.
방콕 이민국의 수용 능력이 부족한 원인은 이민국 시설이 좁기 때문입니까?
물론 이민국 수용시설이 현재 보다 크다면 더 많은 밀입국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탈북자들의 밀입국을 알선하는 브로커들이 남한 공관에 넘기는 탈북자들이나 비정부기구단체에서 보호하던 탈북자들이 이제는 모두방콕 이민국으로 무조건 넘겨지기 때문에 이민국 수용소에 입소하는 탈북자들의 숫자가 종전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방콕 이민국은태국내, 특히 국경에서 체포되어 넘겨지는 밀입국 탈북자들만 수용했었거든요.
현지에서 본 앞으로의 탈북자들의 태국 밀입국에 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탈북자들은 태국 북부 국경 지방인 창라이 창센지역을 넘어 오고 있습니다. 이 곳에 탈북자들과 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이들은 얼마 전까지는 그야말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숨을 건 탈북이었지만 지금은 자유로운 생활과 자녀들 교육 등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탈북 후 밀입국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탈북자들의 태국유입은,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그 사정은 마찬가지겠지만, 북한이 근본적으로 주민들의 먹고 사는 민생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한, 그리고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지 않는 한 북한 주민들의 탈북행렬은 끊이지 않을 것이란 것이 이곳 탈북자 지원 단체들의 얘깁니다.
방콕-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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