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이 이른바 ‘조총련 탄압’을 이유로 일본과 대화를 거부하는 등 강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인 납치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양측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조총련 탄압은 대북 적대적시 정책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대로 계속되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보다 더 큰 정치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아세안 지역포럼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북한 외무성의 정성일 부국장이 29일 한 말입니다.
최근 들어 북한이 일본의 조총련 문제를 강력히 비난하는 일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당국이 조총련 중앙본부 토지와 건물을 경매에 넘긴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끝난 6자회담에서 일본과 북한이 8월중에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그룹 회의를 열기로 한 상황에서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는 북한의 입장을 이렇게 분석합니다.
Sigal: (In the near term, they'll use the Chosen Soren issue as a rationale for not rushing into talks.)
"단기적으로 볼 때, 북한은 조총련 문제를 일본과의 회담에 급하게 뛰어들지 않기 위한 핑계로 삼을 겁니다. 일본과 북한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일본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당한 참패를 수습할 때까지 별다른 성과를 보일 수 없기 때문이죠."
일본과 북한은 지난 3월 열린 실무그룹 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다 성과 없이 회의를 마쳤습니다.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이미 마무리 된 사안이라는 입장이고, 일본은 북한이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갈 박사는 아베 총리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일본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신 야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어떻게든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대의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한한 야당인 민주당도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Flake: (There is no one in the political spectrum in Japan right now who would have different approach towards N. Korea.)
"현재 일본의 어느 정파에서도 북한에 대해 전과 다른 접근방식을 갖고 있을 사람은 없습니다. 야당인 민주당도 다를 게 없습니다. 민주당의 정치 지지층 역시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강경한 대북 정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일본과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계속 대립한다면 북한의 핵폐기 2단계 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핵개발 계획의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정치적 대가로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주고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도 끝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