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 계좌가 모두 풀린 지 거의 일주일이 다 됐지만 북한은 아직도 돈을 찾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일부전문가들은 북한이 불법행위와 연계된 계좌주인들이 드러날까봐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0일 미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돼 왔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에 대한 최종해법을 내놓았습니다. 이 은행에 묶여 있던 50여개의 북한 계좌를 모두 풀어줘서 계좌주인들이 각자 알아서 돈을 찾아가게 한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마카오 금융당국은 북한이 지난 11일부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있는 돈을 찾아갈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17일까지도 북한은 돈을 찾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을 통해 이미 지난 13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가 모두 풀렸다는 발표가 실효성이 있는지 곧 확인할 것이라고 밝혀 놓고도,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남한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돈을 새로 예금하거나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내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돈을 빼내는 데 뭔가 걸림돌이 남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정치적으로 흥정을 더 하기 위해 돈 찾기를 미루고 있다기보다는, 기술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Sigal: (What is the N. Korean entity who really holds those accounts is probably troublesome question here.)
“북한계좌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가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지 모릅니다. 북한의 불법활동에 쓰인 계좌가 분명히 있는데, 여기서 돈을 찾아갈 경우 실제 주인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 2005년까지 부시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실무반을 이끌었던 데이빗 애셔 박사도 같은 의견입니다.
Asher: (At least half the money that's been identified there has been linked to illicit activity.)
“북한 돈으로 확인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자금 가운데 적어도 절반이 불법행위와 연계돼 있습니다. 범죄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이 얼굴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겠지요.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다 자칫 사법당국에 꼬리가 잡힐 수 있을 테니까요. 미국이 북한의 불법자금을 풀어주기는 했지만,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주겠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애셔 박사는 불법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계좌주인들의 경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당분간 돈을 그대로 둔 채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은 1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으며, 나머지는 이 은행과 북한이 알아서 처리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