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폐기 2단계 조치를 이행하는 대가로 경수로를 요구하고 있다고 미국 외교협회 (CFR)의 개리 새모어 (Gary Samore) 부회장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새모어 부회장은 북한이 핵동결 약속만 지키면서 다음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협상을 계속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새모어 부회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우선 지난달 타결된 6자회담에서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 폐쇄와 봉인에 이은 2단계 시점에서 중유 95만톤 상당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핵개발 계획을 모두 신고하고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는데요, 북한이 다른 요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은 없을까요?
Samore: My understanding is the N. Koreans are saying that they want to be paid in the light water reactor project.
북한이 경수로를 건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욕에 나와 있는 북한 인사들에게 직접 들은 얘기입니다. 지난달 발표된 6자회담 합의문에는 중유 95만 톤 상당의 에너지, 식량 혹은 인도적 지원이라고만 돼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북한은 이것을 경수로의 형태로 받아내겠다는 겁니다. 사실 6자회담 합의문은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구체적인 내용은 추가 협상에서 결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경수로를 지어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는다면 6자회담 합의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Samore: If that freeze holds for the rest of the Bush administration that would be a big accomplishment.
만약 부시 행정부 임기말까지 북한이 6자회담 합의대로 핵동결을 지속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부시 행정부에게는 큰 성과입니다. 핵시설 불능화와 모든 핵개발 계획 신고와 같은 다음단계 조치들에게 관해서도 합의가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핵개발 계획에 관한 신고내용을 검증하기도 쉽지 않고, 북한이 경수로를 지어달라는 요구를 쉽게 접지 않을 것이고,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대해서도 합의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습니다. 2008년 말에 임기가 끝나는 부시 행정부로서는 시간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복잡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지 못하고 다음 정부에 정권을 넘겨줘야 할지 모릅니다. 특히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데 여전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역시 다음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협상을 계속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이 최근 들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관한 정보가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그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Samore: I do think the US is signaling that if the N. Koreans come forward with a credible declaration about special materials and components which they bought the US would examine that and if they were satisfied they would believe it's full accounting.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해 어떤 특수 물자와 부품들을 구입했는지에 대해 신뢰할만한 수준으로 신고한다면 미국도 조사에 나서고, 만족스럽게 조사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신고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를 미국측이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북한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건 아니고, 몇 년 전 사들인 물자와 부품들을 보관한 창고정도만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이 문제에 관해 성실하게 신고하고, 신고내용을 믿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냐 입니다. 북한은 핵개발 계획에 관해 오래 동안 국제사회를 속인 전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신고내용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신고를 해야 신뢰할만한 신고라고 받아들여질까요?
Samore: Normally in that kind of situation, you would want to be able to interview N. Koreans that were involved in the purchases, you would want to look at the paperwork.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우라늄 농축 장비와 물자를 구입하는데 관여했던 사람들을 면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납품서나 은행 거래 내역서 같은 구매 관련 서류들과 우라늄 농축 연구에 참가했던 과학자들의 문서기록들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들 과학자들도 면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북한이 과연 이런 철저한 검증과정을 받아들일지 큰 의문입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