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기 위해서는 경수로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3일 북한이 완전히 핵에서 손을 떼기 전까지는 이 문제를 논의조차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날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는 북한의 경수로 제공 문제와 관련한 그간 미국의 기존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가 먼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Chris Hill: (It's contained very clearly in the Sep. 05 statement...) 경수로 관련 문제는 지난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적절한 시점에 그 제공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고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당시 미국은 그 적절한 시점이란 북한이 완전히 더러운 핵개발 사업(dirty nuclear business)에서 손을 떼고 NPT, 즉 핵무기비확산조약에 복귀했을 때를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일부 6자회담 참가국들 중에는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과정에서라도 북한의 경수로 제공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진 나라도 있지만 미국과 또 일부 다른 참가국들은 여전히 북한이 완전히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 이후에나 그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미국은 절대 수교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Chris Hill: (We can not, will not have normal relationship with nuclear DPRK...) 미국은 핵을 보유한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또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 북한이 핵포기 약속을 지키면 많은 것들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인권상황이 국제 기준에 많이 못 미치는 문제 같은 것들도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핵 문제가 먼저 우선 해결되지 않고는 인권문제 등 다른 문제들과 관련해서는 논의조차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달라는 북한의 요구와 관련해 지난 봄에 이어 오는 8월말 개최될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정도에 따라 올해 안에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계속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또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목록 신고와 관련해 북한은 모든 플루토늄 핵개발 계획 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 핵개발 의혹과 기존의 핵물질, 또 핵폭발장치까지 모두 다 빠짐없이 신고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비롯해 모든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이러한 의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개발 목록과 핵물질, 핵무기 신고의 검증과 관련해 힐 차관보는 물론 비핵화 관련 실무그룹회의에서 논의될 문제이지만 기존 핵물질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가 또 북한의 핵폭발장치 등 핵무기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5대 핵보유국이 각각 검증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