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한국은행 금융경제원이 지난해 말 탈북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2002년 북한의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에도 기업의 생산 활동이 개선되지 않아, 북한 주민들은 장사나 부업 등 자력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살펴봅니다.
우선, 금융경제원이 벌인 조사의 목적과 내용 등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시죠.
지난해, 탈북자 335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면담을 벌였습니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가 실시된 때를 기준으로 이전에 탈북한 사람들과 이후에 탈북한 사람들의 신상, 북한에 있을 때의 소득과 소비, 또 시장 활동 등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해서 경제관리개선조치이후 북한 경제가 어떻게 변화를 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7.1경제개선조치 이후에 경제상황이 어려워져,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대목이 눈에 띠는데요?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 한경진(가명) 씨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오랫동안 경제난에 시달리다 못한 주민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나가 물건을 사고 판다고 말했습니다.
한경진: 지금은 남자여자 할 것 없이 다 시장에 나가서 물건을 사고 팔고 합니다. 이전에는 남자들은 쑥스러워서 시장에 못 나갔는데, 한 10년간 경제난을 겪으면서, 이제는 남자도 가리지 않고 시장에 나갑니다.
탈북자 최진이 씨는 국가로부터 받는 배급에 의존할 수 없음을 깨달은 주민들 속에서 자체적으로 생계를 유지하자는 자율성이 싹트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장사를 해서 얻는 소득과 직장에서 받는 임금으로 얻는 소득의 비율이,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많이 달라졌나요?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소득 구조에서 장사로 얻는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0%나 되고 직장에서 받는 임금은 10% 미만입니다, 이는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전후로 크게 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북한에서는 경제조치 이전에도 장사로 버는 소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직장에서 받는 임금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부업을 하던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것인데요. 특히 7.1 개선조치 이후, 직장에 적만 두고 출근을 하지 않은 채, 부업 등 다른 일을 한 탈북자도 늘었습니다. 이에 대해, 탈북자 한경진 씨는, 지방의 공장들의 경우, 일감이 없고 따라서 임금을 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출근을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경진: 중앙기업소, 예를 들어 평양의 유리공장, 신발공장, 화력공장 등은 노동자들이 다 출근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지방의 노동자들은 사실상 일감이 없기 때문에 국가가, 일을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할 수가 없습니다. 국가에서 일감이 없고, 쌀을 못주고, 월급을 못주기 때문에 그냥 방치해 두는 것이죠. 나중에 일감이 생기고 생활이 나 진다면, 노동자들을 공장에 다시 불러들이고 통제를 하기 시작하죠.
보고서를 보면, 7.1개선조치 이후에 1인당 월 평균 소득이 3배 이상이 늘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네, 97년부터 99년 사이에 탈북한 사람들의 1인당 월평균 소득이 6달러인 반면,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탈북한 사람들의 1인당 월평균 소득은, 20달러로 3배 이상이 증가했습니다. 탈북자 최진이 씨는 그러나, 엄청난 물가의 상승으로 돈 가치가 떨어져. 그동안 장사 등으로 개인 부를 축적해 놨던 북한주민들은 다시 빈털터리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최진이: 국가보다 개인들, 특히 여성들이 돈을 확보하니까 국가가 이를 가로채기 위해 7.1 경제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돈 가치를 떨어뜨려서, 국내 돈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만들고 달러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폭리를 보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 북한주민들은 다시 한 번 빈털터리가 되고 장사를 또 시작하게 된 것이죠.
북한 주민들 임금이 올랐어도 곡물가격이 올라 식량을 구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죠?
그렇습니다. 탈북자 한경진 씨의 말입니다.
한경진: 7.1 조치 이후에, 노동자들을 기존에 100원에서 3천원 정도로 한 30배 올려줬습니다. 배급소에서 쌀을 내 줄 경우에는 1kg 당 80-90원 정도 책정 했구요, 그래서 한 달 일하면 30킬로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공배급이 무너지면서 시장에서 쌀 값이 껑충 뛰었습니다. 쌀은 1kg에 1000원 정도.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