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에너지 실무회의 판문점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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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박성우 parks@rfa.org

북핵 6자회담의 다섯 개 실무그룹 중 하나인 경제.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회의가 판문점에서 7일, 이틀간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미.북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등도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어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아프간 피랍사태의 장기화로 남한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다는 분석가 나오고 있습니다.

판문점에서 열린 6자회담 경제.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회의에서 참가국 대표들은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이행 상황에 맞춰 제공할 중유 95만톤 상당의 대북 지원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의장국인 남한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 단계별로 어느 나라가 어떤 품목을 어떻게 제공할지를 담은 에너지 지원 계획표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8월 한 달 동안 열릴 다섯 개 실무그룹 회의가 끝나면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9월 중 다시 회담을 소집해 북핵 불능화 일정을 논의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핵 관련 논의들도 아프간 피랍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양무진: 한국에 있어 피랍 문제라든지... 이런 구체적 문제가... 모든 국민들이 거기에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에... 지금 평화체제 부분이 표면으로 올라온 것이 아닐 뿐이지... 그러나 실무자 중심으로 상당한 준비는 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6자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 해도 평화체제 논의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게 남한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특히 미국이 이젠 북한 핵과 관련해 “급한 불”은 껐기 때문에 피랍사건 전까지만 해도 논의가 뜨겁던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속도감을 떨어트린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입니다.

고유환: 북한이 6자회담에 다시 복귀하고 또 2.13 합의의 이행 괘도에 다시 들어옴으로 해서 일정 부분 미국이 원하는 급한 불은 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진전을 시킬 평화선언이나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는 다소 시급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좀 지연되고 있는 거 같은데요.

북한의 평화체제에 대한 입장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평화체제를 위해서는 남북간 군축이 필수지만 북한은 최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도 서해 북방한계선 재설정을 요구해 군축 논의에 진전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조성렬 박사입니다.

조성렬: 북한 입장에서 본다 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남북 군사회담의 진전이 늦어진 상태에서 평화체제 논의 자체를 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진전이 있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판단인 것 같습니다.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남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제1과제였습니다. 최근 진전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려 할 때 아프간 피랍문제가 터지면서 남한 정부도 피랍 사건이 해결되지 전까지는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힘을 쏟기 힘든 형편입니다.

또 이달 중 남한 한나라당이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내게 되면 남한 정국은 바로 대선 가도로 뛰어들게 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도 시간적으로 제약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성렬 박사는 조언합니다.

조성렬: 조급하게 평화체제 논의의 성과를 얻으려고 하기 보다는 6자회담 별도 포럼으로 논의가 돼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을 조기에 구축해서 여기서 향후 평화체제에 대한 준비를 착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