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남북 정상이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중국을 배제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에서 다뤄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미국 국무부도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북 정상은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3자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남한 정부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위해 남북한 정상들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 3자라는 말이 들어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 중국정책 자문위원을 지낸 보니 글레이저 (Bonnie Glaser)씨는 그러나 3자 정상회담이라는 용어에는 중국을 배제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묻어 있다고 분석합니다.
(Glaser) They want to negotiate directly with the US.
"북한은 중국을 끼지 않고 미국과 직접 협상하고 싶어 합니다. 특히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지지하지 않고 오히려 비판한 사실에 대해 북한측이 상당히 분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 더 이상 기대지 않고 미국을 직접 상대해서 최대한 이득을 챙기겠다는 게 북한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미국 랜드 연구소의 부르스 베넷 (Bruce Bennett) 박사도 종전선언과 관련한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통해 북한이 그동안 중국에 대해 품고 있던 불만을 드러냈다고 분석합니다. 이와 함께 남한 정부가 북한을 만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양보할 준비가 돼 있는지도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Bennett) They have made a lot of compromises on things.
"남한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측에 많은 양보를 했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을 비롯해 군사분야에서 많은 양보를 했습니다. 국방예산을 줄여서 대북 지원에 쓰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전문가들은 그러나 남북 정상의 합의와는 상관없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는 결국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모이는 4자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을 빼고 3자가 만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겁니다. 중국 외교부도 동북아시아 정세와 평화 체제 문제에서 중국이 당연히 적극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중국 배제론을 경계했습니다. 중국의 이같은 반응을 두고, 남북 공동선언문의 3자 정상회담이라는 표현 때문에 불필요한 외교적 긴장이 생겨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굳이 이 시점에서 종전선언을 위한 정상회담을 거론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Richard Bush) 박삽니다.
(Bush) There's so much mistrust among the parties concerned.
“아직도 관련 당사국들간에 상당한 불신이 존재합니다. 평화체제는 점차적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상들이 만나 종전선언을 한다는 구상이 이 시점에서 현명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