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탈북여성인권연대 이사, 이원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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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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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탈북여성인권연대 이사직을 맡은 남한 관동대학교 이원웅 교수 - RFA PHOTO/이진희

오랫동안 북한인권문제에 관여해온 남한 관동대학교 이원웅 교수로부터 최근 남한 내 탈북여성 실태에 관해 들어봅니다. 최근 탈북여성인권연대 이사직을 맡은 이원웅 교수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중 70%를 차지하는 여성들을 대변할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이 교수를 만나봤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많은 탈북여성들이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탈북여성들은 도움을 청하고 의지할 곳이 많지 않아 혼자서 끙끙 앓고 있을 뿐입니다. 이에 탈북여성들 스스로 나섰습니다. 2006년 말 조직된 탈북여성인권연대가 그것입니다. 탈북여성인권연대는 오랫동안 탈북자, 특히 탈북여성들의 인권문제를 고민해온 이원웅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북한인권문제에 참 오랫동안 관여해 오고 계시는 것으로 아는데요, 최근에는 탈북여성인권연대 이사를 맡으셨다구요?

답: 탈북여성인권연대는 지난해 말 새롭게 조직이 됐습니다. 탈북여성들 스스로 대표성을 가져야 되겠다는 결심 하에 단체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에게 여러 가지 행정적인 것, 또 국제적인 지원 망 구축 등에 관해 자문을 요청해 왔구요. 제가 이분들을 만나고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이사진을 구성하고 이사장으로 피선되었습니다.

남한에 있는 탈북여성들이 어떤 인권유린에 노출이 돼 있습니까? 탈북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특별히 취약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답: 우리 남한 사회도 민주화 이후에 많은 변화가 있긴 합니다만, 남성 우월적인 사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탈북여성들도 사회구조적인 면에서 받는 여러 가지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겠죠. 특히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남성들도 어렵습니다만, 현재 탈북자들의 인구 구성비를 볼 때 여성들이 70-8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탈북 여성들의 문제는 탈북자 전체의 문제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분들의 취업문제, 그리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결혼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취업문제에 있어서, 탈북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더 어려운 점이 있나요?

답: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분들이 남한 사회에서 교육, 혹은 가족의 연결망고리가 전혀 없습니다. 특히 교육적인 기반이 없어서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외에도 개인적인 어려움이 많이 있는데요, 정신적인 고통, 또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구요. 무엇보다도 친척이나 정보의 도움이 없다는 것, 즉 이분들을 구체적으로 도울 수 있는, 지지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는 것이 가장 취약하다고 볼 수 있겠죠.

탈북여성들을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요, 이들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남한 여성들과 얼마나 다른 지 궁금합니다만...

답: 많은 여성학자들의 글을 읽어봤습니다만, 많은 북한여성들이 이중적인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사회주의가 요구하는 남녀평등에서의 노동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 있구요, 전통적인 가사노동, 육아노동도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주로 바깥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이런 점에서 남한 여성들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훨씬 더 어려운 위치에 있구요, 북한이 남녀평등사회라고 하지만 실제 고위직에 진출한 여성들의 비율을 보면 굉장히 형편없습니다. 여성들의 지위가 결코 남한보다 낫다고 말할 수 없죠. 북한여성들이 노력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탈북여성인권연대를 통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됩니까?

답: 탈북여성들은 우선 자신들의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연대가 필요합니다. 노동자들의 연대와 비슷합니다만, 사회적 약자들은 개인적으로 자신을 대변했을 때 사회구조로부터 굉장히 취약하게 됩니다. 이 분들이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지지받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변할 수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죠. 그런 점에서 이 분들의 인권을 중심으로 한 연대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구요. 또, 탈북여성인권연대 핵심 인원들은 남한에 정착한 지 5년이 넘은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탈북여성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탈북여성인권연대에는 탈북여성들이 어려운 사정을 얘기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전화번호 같은 것이 있습니까?

답: 상담실과 가설 연락망을 개설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단체가 설립되고 난 이후에 신문지상이나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도움을 청해오는 사례가 상당수 있습니다.

현재 남한 정부차원에서 탈북여성들만을 위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답: 현재는 어렵습니다. 정부에서 탈북자를 관장하는 기관이 있는데요. 특별히 여성들만 선별해서 따로 지원하는 것은 전혀 없구요. 그러나 많은 필요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탈북여성인권연대 같은 단체를 통해 공적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탈북여성들이 남한사회에 정착하는 데 있어 남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부 관리를 포함해서요, 잘못된 인식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하면 못사는 나라, 탈북자들은 못 살아서 나왔다는 등 경제적인 요인을 많이 봅니다. 정부가 3천 만 원씩 지원하고 많은 교육적 지원도 해주고 있는데, 왜 그렇게 사냐라는 비난의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탈북여성들을 보면서 이것이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다 정신적인 문제고, 이 사람들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최근 정신학자들이 탈북자들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적어도 60-70%이 우울증과 불면증, 아주 심한 경우는 30%가 아주 극심한 형태의 우울증과 불면증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본 사람들도 아주 심한 상태의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간과하고, 탈북여성들의 문제를 단순이 경제적 문제로만 돌려서는 올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분들이 스스로 서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원하고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남한에 오기 전에 대부분 중국을 거치는 데요. 특히 중국에서 탈북여성들이 많은 인권유린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답: 중국 문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중국은 강대국이고.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사회다 보니까, 탈북자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어려가지 문제가 결부됩니다. 일단 중국 내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 여성들, 특히 중국인들과 결혼한 북한여성들에 대한 처우개선, 안전한 체류, 즉 신분보장 문제들만 본다면 현재 중국 정부가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중국과 함께 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서 차근차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서 탈북여성문제는 당연히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