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최영윤 choiy@rfa.org
북한이 홍수피해 소식을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정확한 피해를 파악한 뒤에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비 피해를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운드: 북한 조선중앙TV 보도 내용
오늘도 조선중앙TV는 황해북도 은파군과 사리원, 북창군의 비피해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16일 지난 7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14일 현재 8만8천여 가구 3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 TV와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보도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홍수피해 소식은 남한에서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내부 사건, 사고나 재해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같은 북한의 태도는 핵 문제 진전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을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WFP, 국제식량계획의 리슬리 아시아지역 대변인은 분석합니다.
리슬리 WFP 아시아지역 대변인: 북한이 신속하게 홍수피해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은 최근 몇 달사이 남북 관계와 6자회담의 긍정적인 진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국제기구와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국제적인 지원을 보다 직접적으로 요구하려는 북한당국의 새로운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아 14일 평양 인근의 수해지역의 피해를 파악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유니세프, 유엔아동기금이 북한 당국의 보관시설에 구급약품과 기본 가정용품이 포함된 지원물품을 준비해 놓고 있고 더 많은 물량이 운송될 예정이라고 몽타스 유엔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이처럼 북한 지원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납북자 문제 해결 없이는 북한에 대한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일본은 당장 북한에 대한 지원 계획은 없다고 6자회담 비핵화 실무회의에 참석중인 겐이치로 일본측 수석대표는 밝혔습니다.
겐이치로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 아직까지 북한에 대한 지원 계획은 없다. 우리는 북한의 홍수피해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일본이 대북 지원을 할 것인지 여부는 북한이 지원을 요청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남한 정부는 의류와 담요, 밀가루 등 생필품 위주의 긴급 구호물품을 우선적으로 북한에 보내기로 하고 피해 복구에 필요한 건설장비와 중장비 등은 북한과의 협의 후에 보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7일 이같은 내용의 북한 수해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지금 상황이 어떤가, 어떤 방법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가 전통문을 보내서 북측의 의사도 타진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인도적인 입장에서 이번 수해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남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남한내 일부 보수단체는 15일 남북정상회담 반대는 물론 대북 지원도 전면 중단할 것을 주장하며 가두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동안 대북 지원의 상당부분이 김정일 정권 유지에 악용돼 왔다는 것이 지원을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군 출신 탈북자 김모씨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군 출신 탈북자 김모씨: 지원해줘도 그게 주민 생활에 들어가나요. 군수에 들어가죠. 군사에 땅굴 파고 갱도 파는데 시멘트 들어가는데 주민부락까지 건설 못하죠. 식량이 많이 간다 해도 실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건 별로 없어요. 30% 정도 들어가고 전부 군수에 들어간다.
결국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북한의 수해는 산림 훼손으로 자연재해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환경과 이를 방치해온 잘못된 정책이 초래한 인재라고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통일연구원 최수영 박사의 말입니다.
통일연구원 최수영 박사: 북한의 전체 예산에 비해서는 핵개발 뿐만 아니라 국방비에 투입하는 돈이 상당히 많죠. 그런 부분을 경제건설에 투자한다면, 물론 산림녹화도 포함돼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랬다면 아무래도 지금같이 황폐한 상황에서 벗어나 있겠죠. 경제도 지금 같이 심각한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잦은 수해와 만성적인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외부의 지원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북한 스스로 취약한 환경을 개선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를 살리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