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최근 벌어진 버마의 반정부, 친민주화 시위사태는 군사정부의 무력진압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런데도 버마 사태에 대한 미국 의회의 관심은 뜨겁기만 합니다. 실례로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인 미치 맥코넬 의원은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버마 군사정부를 성토하고 있습니다. 맥코넬 의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버마 사태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나의 행동이 버마 군사정부에 영향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요즘 미 의회에서 북한 인권을 거론하는 의원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 통과에 큰 힘을 썼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경선에 나서 눈코뜰새가 없습니다. 미 의회에는 브라운백 의원 말고도 에드 로이스, 다나 로라바커, 톰 랜토스 의원 등 평소에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진 의원은 여럿 있지만 이들도 요즘은 북한 인권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근래엔 북한 핵문제로 관심이 쏠리는 바람에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멀어진 상태입니다.
북한 인권관계자들은 그 이유를 의원들의 관심 부족 탓도 있지만 북한의 인권참상이 버마처럼 제대로 외부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탓도 크다고 입을 모읍니다. 국제 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소피 리처드슨 아시아 담당 국장입니다.
Sophie Richardson: 의원들은 한정된 시간 때문에 모든 현안에 몰두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우선 순위에 있어서도 인권은 안보 문제보다 밀려나 있어요. 제가 볼때 더 중요한 것은 의원들이 해당 현안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미 의원들이 버마 사태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이유도 현지의 반정부 시위와 잔혹한 진압 장면들이 생생히 TV 등 언론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때문에 미 의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려면 북한의 공개처형이나 정치범 수용소의 잔혹 행위같은 참상이 더 자주, 더 많이 외부세계에 알려져야 한다는 겁니다. 리처드슨 국장의 말입니다.
Richardson: 최근 버마 시위 때처럼 불과 몇 시간 전에 벌어진 시위 사진이나 승려들이 박해받는 사진을 보면 일반 미국인은 물론이고 미 의원들도 반응안할 수 없죠. 그러나 북한은 어때요? 워낙 고립돼 있어 인권참상과 관련한 영상 자료나 관련 정보가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버마 사태처럼 외부세게에 소식이 알려지면 미 의원들도 적극 반응할 겁니다.
북한인권 옹호에 앞장서온 북한자유연대의 수전 숄티 의장도 동감을 표시합니다. 숄티 의장은 특히 미 의원들이 북한인권 참상에 관한 생생한 현장보도나 영상물이 아닌 목격담에 의존해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Susan Scholte: 이를테면 정치범 수용소의 경우만 해도 위성사진 외에 직접 현지에 들어가 참상을 비디오로 찍어 외부세계에 공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최근 버마 시위사태에서 보인 잔혹한 장면같은 것을 북한에 들어가 얻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작년 9월 옥수수를 훔치다 살인을 저지른 북한 노동자의 공개총살 동영상이 나왔는데, 그 이후 후속타가 없어요. 이런 게 더 나와줘야 의원들도 북한인권 문제에 더 경각심을 갖습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의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하려면 북한인권 참상을 알리는 설명회나 청문회를 자주 열거나 의회 내 북한인권모임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숄티 의장은 북한의 인권참상에 관해 탈북자들을 정기적으로 의회에 초청해 의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4년간 투옥된 뒤 풀려난 스티븐 김씨가 다음 주 의회에서 공개 회견을 갖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