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서기를"

서울-전수일 chuns@rfa.org

2004년까지만 해도 북한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는 남한 대학생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북한인권에 대해 연구하고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학내 동아리는 모두 8개로 늘어났습니다. 이 동아리들의 연합체인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를 이끌고 있는 성하윤 대표를 전수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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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성하윤 대표 - RFA PHOTO/전수일

성하윤씨는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3학년인 2천4년 금강산 구경을 갔다가 차창 밖으로 보이는 초췌한 주민들의 모습과 메마른 땅에 유리창도 없는 집을 보고서 북한 주민들의 삶이 생각보다는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 정치외교학과 주재로 열린 모의국회에서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법안 마련을 위해 여러 달 동안 공부하고 토론하고 논의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성하윤씨는 자신처럼 북한 인권에 대해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북한 인권상황을 일깨워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2천4년 숙명여자대학교에 북한인권 동아리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당시, 명지대학교에만 있던 북한인권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한양대학교,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경희대학교, 전북대학교 등 6개 다른 대학 내 북한인권 동아리 설립을 도왔습니다. 성 대표에게 남한대학생들의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성하윤: 처음에 ‘하나’라는 동아리를 시작했을 때 친구들이 ‘너 공부 열심히 하다가 왜 갑자기 이상한 쪽으로 빠져들어? 왜 그러는거야? 이런 식으로 반응을 했었고 북한인권 사진전을 했을 때도 학생들의 반응이 ’정말 사실이겠어? 조작된 것이겠지 하면 눈살 찌푸리면서 지나갔었어요. 근데 지금 1,2년이 지난 뒤에는 ‘정말 안됐다, 뭔가 바뀌어야 하는데’ 하면서 동감을 하는 친구들이 많고 오히려 지금은 제 친구나 동기들이 ‘그거 [북한인권동아리]나도 좀 할 수 없겠니?’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라는 질문을 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만 봐서라도 북한인권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 이제는 편견을 버리고 바라보는 수준까지 와 있지 않나 생각해요.

성 대표가 이끄는 북한인권청연학생연대는 최근 서울지역 대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북한인권과 대북지원, 그리고 통일관에 대한 설문 인식조사를 했습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이 넘는 54퍼센트가 남한의 대북 포용정책은 북한에 끌려다니는 정책이라고 봤습니다. 평화공존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으로 생각한 학생은 불과 20퍼센트밖에 안됐습니다. 성대표의 생각을 물어봤습니다.

성하윤: 저희가 이미 햇볕정책으로 지원한 것을 봤었고 많은 양들이 북한에 지원된 것을 저희 대학생들이 알고 있잖아요. 근데 한편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식은 북한에 아사자들이 3백만명 넘는다, 하지만 군부는 잘 지내고 있다라는 소식이 있거든요. 그 사이에서 대학생들도 모순을 본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대학생들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정부가 변할 가능성은 없고 그런 변할 가능성이 없는 정부에게 무작정 지원을 해주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아니냐라는 인식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한의 대북 지원을 퍼주기로 생각하는 대학생들은 40퍼센트나 됐습니다. 반면에 통일을 대비한 대북 투자, 혹은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지출로 생각한 응답자들은 그 절반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기성세대처럼 대북지원을 퍼주기라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성하윤 대표의 풀이를 들어봤습니다.

성하윤: 퍼주지만 북한의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개혁 개방으로 나가지 않을 뿐더러 북한주민들의 인권도 개선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말 많은 탈북자들이 들어오고 있고. 북한이 지원을 해서 개혁개방이 됐고 상황이 나아졌다면 탈북자들이 왜 자신의 나라, 자신의 고향을 떠나오겠어요. 그건 아니라고 보는 거죠. 그런 모순사이에서 대학생들이 그런 것들을 느끼기 때문에 뭔가 잘 못된 것이 있는 건 아닌 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기자) 지원이 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개선이 안 될 경우 실효가 없기 때문에 퍼주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인 것 같네요?

성하윤: 네, 그래서 제가 대학생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차피 지원은 북한주민들을 진정 도와주기 위한 것 아니냐? 그렇다면 우리가 지원하는 쌀이나 비료지원에 대해 확실한 모니터링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 북한에 얼마나 도움이 됐고 북한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되지 않느냐? 그런 식의 방식으로 가야지 지금 식으로 그냥 퍼주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지원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제기하는 대학생들이 많더라구요.

또 북한정권이 붕괴하리라고 예측한 대학생들은 응답자의 43퍼센트였던 반면에 김정일 체제속에서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 대학생들은 14퍼센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19일 남한의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거는 희망을 물어봤습니다.

성하윤: 저희가 바라는 정권은 -이번에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북한인권결의안을 작년에 찬성했다가 이번에는 기권을 했거든요- 그건 보편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굉장히 줏대없는 정부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정부가 아니라 정의와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정부, 보편적인 관점 인권이란 관점에서 대북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정권이 서기를 바라고 [대북]지원 또한, 우리가 지원을 한다면 그 지원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전달이 되고 정말 전달이 되고 있는지 확실히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그런 상호주의로 가는 정책을 쓸 수 있는 정부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스무 차례나 북한 인권 토론회를 열어온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앞으로도 남한 대학생들에게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성하윤 대표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