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자회담 핵 합의에 따라, 북한과의 핵 협상이 진전을 보고 있는 가운데 북한 인권문제가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 북한인권토론회에 참석한 국제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주민들은 처형과 고문, 굶주림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핵 문제와 함께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난달 13일 북한의 핵폐기와 보상을 골자로 한 합의문이 타결된 직후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순풍을 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재무부마저 핵문제 우선이란 목표아래 지난 18개월간 불법 자금세탁이란 오명을 씌웠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 자금까지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한 핵 문제에 집중돼, 북한 인권 상황이 등한시 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베이징 6자회담 합의 후 북한과의 핵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북한 인권상황 등 북한 당국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 모인 국제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북한 주민들은 처형과 고문, 굶주림 속에서 죽어나가고 있다며 ‘핵 문제부터 풀고 인권문제는 나중에 해결한다’는 일부의 견해에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지난해 말,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개입을 촉구하는 보고서 작성에 간여한 미국 DLA Piper 법률회사의 자레드 겐서(Jared Genser) 변호사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북한과의 핵 협상 진전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인 인권상황 개선 여부라고 지적했습니다.
Genser: (I think that's been the argument that's been used for more than a decade...)
"핵문제가 우선 중요하니 이것부터 해결하고, 인권문제는 나중에 논의하자는 주장은 거의 10년 동안 제기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북한 핵 논의의 진행상황이 아닙니다. 지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20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식량 확보와, 당국에 의해 박해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핵 문제 이외 다른 사안은 나중에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의 실체를 묵살하는 것입니다.“
겐서 변호사는, 북한 인권상황의 심각함을 증명하는 한 예로, 북한 인민군의 신장 요구량이 지난 2003년, 150cm에서, 125cm로 30cm 가량 줄어든 것을 지적했습니다. 겐서 변호사는, 과거 국제사회가 일단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진전을 보겠다는 의도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비교적 침묵해 왔지만, 오히려 북한은 핵보유국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고 비판했습니다.
Genser: (the argument that has been put forward by some people over many years about how we shouldn't raise human rights,..)
“솔직히 말해, 지난 수년간 몇몇 사람들이 강조한, ‘김정일의 감정을 상하게 만드니,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말자, 그러면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이다’라고 주장은 틀린 것으로 증명됐다고 봅니다, 국제사회가 거의 10년간, 김정일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워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조용하게 대응했는데도 북한은 결국 핵무기를 실험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김정일 스스로, 북한의 핵 개발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느냐 여부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 인권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핵 문제와 동시에 인권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국제인권단체인 링크의 에드리안 홍(Adrian Hong) 대표도,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할 적절한 장소와 때를 가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다고 주장했습니다.
Hong: It should have been raised) 50 years ago. There is no such thing as...
“북한 인권 문제는 50년 전 쯤에 제기가 됐어야 합니다. ‘인권문제를 논의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장소다, 인권문제를 제기하면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다’같은 주장은 말도 안 됩니다. 많은 북한 주민들이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북.미 관계 개선 논의가 이뤄지는 6자회담 실무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 특히 북한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가장 우선순위로 다뤄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한편,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케이 석(Kay Seok)북한 담당 연구원은 최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합의 이행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북한의 인권문제에도 주의를 늦춰서는 안 되며, 특히 국가의 잘못으로 인한 굶주림을 피해 탈출하는 북한 주민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