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시 행정부가 올해에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시킬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기 위해서는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데니스 와일더(Dennis Wilder)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담당 보좌관은 26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오는 30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북한은 여전히 포함될 예정입니다. 현재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나라는 북한을 비롯해 쿠바와 이란, 시리아 그리고 수단 등 5개 나라입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을 계기로 이듬해인 88년부터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정상적인 금융거래나 교역 등에 지장을 받아왔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라파엘 펄(Raphael Perl) 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에 발표되는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2006년까지의 상황만 반영됐기 때문에 북한은 명단에서 제외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초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른 북한의 핵시설 폐쇄 약속 등 변화된 상황이 테러지원국 선정 과정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앞서 와일더 보좌관의 언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입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한반도 전문가 레온 시갈(Leon Sigal) 박사는 일본인 납치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Leon Sigal: (I think the real issues are, can Japan work out with the DPRK?)
“일본이 북한과 협상할 마음이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일본은 납치 문제만 논의하려 하지 말고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문제도 함께 논의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우선 북한의 핵시설 폐쇄 약속이 이행된 이후 논의될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울프스탈(Jon Wolfsthal) 연구원의 말입니다.
Jon Wolfsthal: (The shutdown of the Youngbyon reactor, we're still waiting on that... )
“북한은 여전히 6자회담 영변 핵시설 폐쇄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지 않았다고 핵폐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처음부터 아예 북한이 핵을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은 나타냅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의 강경한 입장을 지지하지만 그래도 북한 핵문제와 비교해서는 그 중요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아베 총리는 27일 미국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은 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강력한 입장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던 바 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