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동유럽의 체코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들의 수가 작년말 4백여 명에서 현재 수십 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자유아시아방송의 취재결과 밝혀졌습니다. 체코 정부는 임금 착취 논란을 빚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올 연말까지 모두 돌려보낸다는 방침입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체코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죠.
체코 내무부의 토마스 하이스만 (Tomas Haisman)망명 이민 정책국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체코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수가 수십 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북한 노동자들은 체코 보헤미아지방의 중부와 북부지역에 있는 봉제공장들에서 일하고 있다는 게 하이스만 국장의 설명입니다.
체코의 북한 노동자들은 작년말까지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400명에 이르던 북한 노동자들은 금년 초 절반가량이 체코를 떠났습니다. 남은 200여명의 노동자들도 상당수가 금년 상반기에 북한으로 귀국했고, 현재 수십명 정도만 남아 있는 겁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수가 이렇게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 체코의 시민단체 ‘다문화 본부’ (Multicultural Centre)의 마리 예린코바 (Marie Jelinkova)씨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예린코바씨는 2년 전부터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장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현장을 살펴왔습니다. 예린코바씨의 말입니다.
(Jelinkova) They could have stayed here until December 2007 but they decided not to.
예린코바씨의 말은 북한 노동자들이 1년짜리 비자를 받았기 때문에 금년 말까지 체코에서 일해도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 대사관측에서 비자가 만료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서 노동자들을 귀국 조치시키고 있다는 게 예린 코바씨의 설명입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을 서둘러 북한에 돌려보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분명한 이유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만,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착취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체코의 북한 노동자들이 힘들게 번 돈의 대부분을 북한 당국에 떼이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은행계좌 한 곳에 들어가서 북한 대사관 이름으로 된 계좌를 거쳐 북한으로 송금돼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 당국은 이 돈이 노동자들의 가족들에게 보내진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자진 헌납 형식으로 거의 당국의 손에 넘어간다고 합니다. 또 북한 노동자들이 사는 기숙사는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금지돼 있고, 노동자들의 바깥 나들이도 거의 없어서 현대판 노예 생활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 체코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노동 당국이 공장을 방문 조사하기는 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로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를 결의한 뒤로, 체코 정부가 정치적인 압력을 받게 된 거죠. 내무부의 하이스만 국장은 체코 정부가 금년 말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돌려보낸다는 방침 아래, 이들의 비자를 연장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노동자들 가운데 체코 정부에 망명 신청을 한 사례는 없습니까?
체코 정부는 북한 노동자들이 망명을 원할 경우 이를 받아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내무부의 하이스만 국장은 그러나 현재까지 망명을 신청한 북한 노동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예린코바씨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망명 신청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모험일 뿐만 아니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