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의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북한, 언제까지 자존심 타령만 할 것인가?

춘궁기인 봄철에 들어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에 봉착되었지만, 특별한 대책은 없이 ‘우리식 사회주의 자존심’을 강조하는 북한 지도층의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정영 xallsl@rfa.org
200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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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최성익 책임참사는 “이명박 정부가 6.15선언을 거부하고 10.4선언을 부정하면서 반민족. 반통일로 가며 지금의 자세를 고수한다면 더 강도 높은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한 해외동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비핵. 개방. 3000’과 관련한 발언에서 그는 “개방이란 말은 체제를 변화시키고 사회주의를 포기하라는 것과 같은 주제 넘는 소리”라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제 118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강력한 전쟁 억제력은 우리 인민이 마음 놓고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해 하루 빨리 인민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담보”라고 주장했습니다.

판에 박은 듯한 북한 지도층들의 이러한 발언들은 북한이 앞으로 국제사회와 연계를 가지고 경제를 살릴 생각은 하나도 엿보이지 않고 구태의연하게 지난 과거에 되풀이하던 ‘체제수호’나 ‘자존심 지키기’로 일관되어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직면한 식량난과 경제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관료들이 외부에 대고 이처럼 민생과 무관한 발언들을 거리낌없이 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북한이 얼마나 더 힘겨운 ‘고난의 행군’을 겪어야 할지 점쳐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북한 지도층들은 먹는 문제를 풀어줘야 인민들이 노동당을 신뢰하고 체제 수호를 자신들의 일로 간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자기들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서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하루빨리 남한과 국제사회에 쌀 지원과 비료지원을 포함해 과감한 경제지원을 요청하고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풀어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쌀 1kg이 노동자 한달 월급과 맞먹을 만큼 엄청나게 비싸졌습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자들은 굶주리는 백성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쓸데없이 ‘자존심 타령’이나 하고 전쟁억제력 강화를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자존심을 지킨다고 외부에 손을 내밀지 않으면 무고한 백성들만 또 희생된다는 것입니다.

인민들이 다 죽은 다음에 아무리 자존심을 지킨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90년대 중반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은 것도 북한이 체면을 차리느라고 국제사회에 신속하게 식량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굶어 죽으면서도 “장군님의 안녕”만을 바래던 사람들은 오늘날 ‘고난의 행군’의 낙오자로 잊혀져 누구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북한은 그때 당을 충실하게 따랐던 충신들을 다 잃었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대아사가 찾아와 다수의 주민들이 굶어 죽을 경우, 체제를 받드는 기본 중추세력들까지 그 잘난 ‘자존심 타령’에 침을 뱉을 것입니다.

북한은 하루빨리 자존심 타령에서 벗어나 주민들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시리아와 핵 거래가 드러난 시점에서 북한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에서 더욱더 고립될 것이고, 남아있는 주민들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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