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방코델타아시아 북한자금의 송금문제로 6자회담 당사국들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은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믿고 핵동 결 조치에 나서는 성의를 보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웬디 셔먼 (Wendy Sherman) 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은 5일 주미 남한 대사관 산하 홍보원(KORUS)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의 핵동결 이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미국이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Sherman: (One of the lessons I think for all governments is "Never take an action that you don't know how to unwind.)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계기로 모든 나라 정부가 ‘나중에 풀지 못할 조치는 시작을 말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고 북한에 약속을 해줬는데, 아무도 이 문제를 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차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전략으로 나올지 모릅니다.”
셔먼 전 조정관은 그러나 북한이 내년말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북한에게 이득이 될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과 북한 사이의 불신의 골만 더 깊어지고, 미국에 민주당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북한에게 훨씬 더 부담스러운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셔먼 전 조정관은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을 송금할 방법을 찾는 동안, 북한도 지난 2월 6자회담에서 약속한 핵동결 조치에 나서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herman: (There is no question in my mind that the Treasury Secretary and Secretary of State want to resolve this issue.)
"미국 재무장관과 국무장관이 모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풀고자 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두가 이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매듭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때까지 핵동결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릴 것이 분명한데요, 이건 궁극적으로 핵을 포기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자금을 송금받기 전에라도, 6자회담에서 합의된 핵폐기 이행계획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셔먼 전 조정관은 이날 강연에서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조체제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지난주말 남한 제주도에서 열린 남한, 중국, 일본 세 나라 외무장관회의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일치된 접근방식이 다시 한 번 강조됐고, 남한이 지난주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의 핵동결 약속이 이행될 때까지 쌀 지원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긍정적인 모습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 인권과 관련해 셔먼 전 조정관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당장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데 고민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사행동은 수많은 사상자를 낼 것이고 경제제재는 북한주민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셔먼 조정관은 따라서 북한을 개방으로 나서게 하고, 기회있을 때마다 북측과 인권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탈북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