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통일부 산하 연구소인 통일연구원의 평화안보연구실장을 지낸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목표는 핵보유이기 때문에 기존의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폐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오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홍관희 박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다음주 6자회담이 재개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대북협상 태도에 변화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이라크 문제 때문에 북한 문제를 잠시 유보하고 시간을 벌려는 것일 수 있다. 아니면 현실주의적 논리 아래 북한 핵만 폐기시킬 수 있다면 김정일 정권이 요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미 국무부 부차관보가 한국에 와서 노무현 정부 외교안보 관리들하고 비밀리에 평화체제 관련 실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미국의 현실주의적 접근은 대한민국 입장에서 봤을 때 우려되는 사태다.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 논의가 왜 우려된다는 것인가?
남한의 노무현 정부는 전부터 미국에 북한과 평화체제를 수립하자고 요청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 전에는 안된다며 거부했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노무현 정권과 협의하면서 북한과 평화체제를 논의하게 된다면 이는 북한 김정일 정권과 남한 노무현 정권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자유보수세력의 입장에 봤을 때 크게 우려되는 것이다.
북한도 미국과의 핵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배경은 뭘까?
북한은 현재 상황이 안 좋아 협상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고 달러부족 상황을 겪고 있다. 북한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바라고 있고 미국과의 협상을 기회로 남한에게도 추파를 던지고 있다. 남한 정권으로부터 쌀과 비료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협상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장기 목표인 핵보유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 공존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조건으로 한 협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실제 북한 핵을 폐기시킬 수 있지 않을까?
북한을 신뢰하는 입장에서 북한을 믿고 진정한 협상을 하면 북한 핵폐기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 보는 것이다. 북한은 그렇게 해서 핵을 포기할 체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북한에게 큰 이득을 주고 대한민국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8일 재개될 예정인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동결 등 일부 합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합의 정도는 될지 모르겠는데 북한이 핵동결 등을 실제 이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본다. 검증하고 실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