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박의춘 외무상 임명으로 러시아와 협력증진 가능” - 켄 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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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북한의 박의춘 신임 외무상은 지난 70년대 카메룬 주재 대사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외교관 생활을 한 정통 직업 외교 관리입니다. 그동안 알제리, 레바논, 또 시리아 주재 대사 등을 거쳐 지난 98년부터 작년까지는 무려 8년 동안이나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로 재직했습니다. 이번 북한 당국의 인사와 관련해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우선 긍정적인 조치라며 환영했습니다.

Donald Gregg: (I am glad to hear that North Korea have appointed the foreign minister...)

북한이 지난 2월 13일 6자회담 핵폐쇄 합의를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외교사안을 지휘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8년이나 러시아 대사를 지낸 경륜 있는 박의춘 대사의 외무상 임명은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의 오랜 실세로 알려진 강석주 제1부상이 신임 외무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던 터라 예상과 다른 이번 인사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민간연구소인 CNA연구소에서 ‘해외지도부연구계획(Foreign Leadership Studies Program)’을 담당하고 있는 켄 고스 국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북한과 중국 사이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이번 인사의 배경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Ken Gause: (Growing tension with China, that the North Koreans had, they have tended to look toward Russia...)

북한은 중국과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좀 더 가까워지길 원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인물을 외무상에 임명함으로써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제가 더 강화되지 않도록 하는 등 북한에 유리한 입장을 취하도록 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고스 국장은 또 러시아가 근래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 측 입장을 비교적 많이 이해하는 측면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고스 국장은 박의춘 신임 외무상이 러시아 내부에 고급 인맥을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내년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은 러시아의 대북 정책이 푸틴 정권 이후에도 현재 기조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박의춘 전 대사의 러시아 내 인맥이 필요할 수 있다고 고스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이 러시아통인 박의춘 전 대사를 외무상에 임명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는 그다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미국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Scott Snyder: (DPRK has historically attempted to balance between China and Russia but that strategy has not really been so effective since the end of Cold War...)

북한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추구해왔지만 소련이 무너지고 냉전시대가 끝난 이후로는 그다지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에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이 여전한 만큼 북한의 외교정책과 관련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