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터넷 개방된 평양과기대 접근자 간첩혐의로 단속
2022.11.02
앵커: 북한이 국가정보 유출자를 잡아낸다며 평양과학기술대학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평양의 한 소식통은 1일 “지금 평양과학기술대학 주변에 얼씬거리면 간첩으로 몰릴 수 있다”면서 “사복차림의 국가보위성원들이 대학 주변에 깔려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과학기술대학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이 개방된 대학이다”라면서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는 무선 인터넷인 와이파이(WIFI)도 가능하기 때문에 대학주변에서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연결해 국가정보를 적대국에 넘기는 불순분자를 잡아낸다며 국가보위성이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과기대에 대한 감시는 10월 초부터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대학 주변에 접근했던 사람들 중에 수입된 외국제 노트북 컴퓨터를 소지하고 있던 다섯 명의 남성이 국가보위성에 끌려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수입된 노트북은 세관에서 들어올 때 국가보위성이 인터넷 기능을 없애고 통과시키는 것이어서 대부분 인터넷 기능이 없다”면서 “그러나 밀수로 들어온 외국제 중고 노트북은 와이파이 기능이 남아있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도 “지난 10월 중순 락랑구역 통일거리에 살고 있는 대학동창생이 평양과학기술대학 근처에 갔다가 사복차림으로 잠복해있던 국가보위성원에 끌려갔다”면서 “그는 아직도 풀려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대학동창생이 국가보위성에 잡혀간 이유는 인터넷이 개방된 평양과학기술대학 주변에 중국산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접근했다가 단속된 것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그가 장마당에서 구입한 중국산 노트북은 이미 국가보위성에서 인터넷 기능을 검열 받고 인터넷 기능을 없앤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당국은 인터넷 기능을 불법으로 복구하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하면서 애매한 청년을 간첩혐의로 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이 갑자기 평양과학기술대학 근처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간첩 혐의가 있다며 잡아들이는 것은, 지난 9월 평양과학기술대학 주변에서 중국 손전화로 인터넷을 연결해 남조선에 국가정보를 팔아 넘긴 간첩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보위성간부로부터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평양시 락랑구역 승리동에 자리한 평양과학기술대학은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정보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2009년 남북이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 사립대학입니다. 대학에는 전자정보공학부, 농업생명학부, 경영학부, 금융학부, 의학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터넷이 개방되어 대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 논문 등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소식통은 당국이 일일이 인터넷 검색 기록을 확인하는 등 평양과학기술대학 재학생들에 대한 감시가 매우 철저해 대학교 내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해외로 정보를 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