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RFA 10대 뉴스 ⑩] 북 주민 월남과 미군 병사 월북 사건
2023.12.29
앵커: 2023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마지막 열 번째 시간은 조진우 기자와 함께 ‘북 주민 월남과 미군 병사 월북 사건’에 관해 이야기해 봅니다.
앵커: 조진우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려주시죠.
기자: 네, 준비해 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올해는 이례적으로 북한 주민이 어선과 목선을 타고 한국으로 귀순하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죠?
기자: 네 먼저 지난 5월 초에 일가족을 포함한 북한 주민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귀순했습니다. 북한 일가족이 어선을 이용해 귀순한 사례는 2017년 7월 이후 처음이었는데요, 이 어선에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지난 10월에도 북한 주민 4명이 목선을 타고 귀순하는 등 선박을 이용한 탈북이 올 한 해 동안 이어졌습니다.
앵커: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로는 북∙중 국경을 넘어 제3국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잖아요? 해로를 통해 한국으로 탈북하는 사례는 드문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바닷가를 통해 한국으로 오는 것이 북∙중 국경을 넘는 것보다 안전하고 탈북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바닷길을 통한 탈북은 비용이 적게 소요된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정 베드로 대표: 귀순한 북한 주민들이 아마 외부 정보를 들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비용이나 가족들의 여러 안전 문제 등을 생각해 가장 최단 거리로 가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앵커: 특히 탈북한 주민들이 한국 귀순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생활고를 언급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달리 주민들이 식량난에 처해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동해 상으로 귀순한 북한 주민들의 진술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호 장관: 북한 정권이 선전하는 내용과 주민들이 겪는 식량난, 아주 어려운 현실 간에는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앵커: 바닷길을 통해 탈북한 북한 주민들에 대한 한국과 북한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기자: 일단 한국 통일부는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 RFA의 질의에 “북한 지역을 벗어난 후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예외 없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들 탈북민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또 올해는 미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죠?
기자: 주한 미군 소속의 트래비스 킹 이병인데요. 지난 7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북한으로 넘어갔습니다. 미국인이 판문점 견학 중 월북한 사례는 처음입니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상황에서 미군이 자진 월북했기에 외교적 긴장이 상당했는데요, 미국은 즉시 북 당국에 접촉을 시도하는 등 킹 이병 송환을 위해 적극 나섰습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입니다.
밀러 대변인: 외국 정부와의 접촉 여부와 관련해 어제 국방부는 북한군에 연락했지만 내가 알기엔 이에 대한 반응은 없습니다.
앵커: 킹 이병이 월북한 동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었죠?
기자: 킹 이병은 월북하기 전에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폭행 사건에 휘말려 미국에서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었는데, 비행기 탑승 직전에 갑자기 사라진 뒤 자진 월북한 것입니다. 다만 북한 당국은 킹 이병이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껴 북한이나 제3국에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이후 북한이 이례적으로 조건 없이 킹 이병을 추방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킹 이병은 월북한 지 70여 일 만에 중국,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특히 북미 간 협상 과정에서 스웨덴(스웨리예) 외교부가 조력자 역할을 하며 킹 이병 송환에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킹 이병을 조건 없이 추방한 것에 대해 억류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킹 이병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미군은 킹 이병을 탈영 등 8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탈영은 최대 5년 형을 받을 수 있는 중대 혐의이기도 합니다. 킹 이병이 받은 혐의는 아동 성 착취물 소지와 제작 권유, 동료군인 폭행, 상관 명령 불복종, 주류 불법 소지, 거짓 진술, 경찰관 폭행 등입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법무관을 지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킹 이병이 정신적 질환과 북한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면서 처벌을 완화해달라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태튼 변호사: 제가 군사법원에서 변호를 했을 때 지휘부가 병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던 일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만약 병사가 술 문제가 있다면 지휘부는 병사가 치료를 받도록 보장했는지, 만약 행동에 문제가 있다면, 그들은 그가 정신 건강 전문가의 검사를 받게 해줬는지, 만약 집에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다면, 그를 집에 얼마나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게 해줬는지 이런 부분입니다.
앵커: 네 조진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의 2023 10대 뉴스 마지막 열 번째 시간, ‘북 주민 월남과 미군 병사 월북 사건‘편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