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크리스토퍼 안 변호인에도 접근 시도”

워싱턴-지정은 jij@rfa.org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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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당국, 크리스토퍼 안 변호인에도 접근 시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미국 검찰이 기소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이 지난달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스페인 송환과 관련한 재판을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 가담자인 크리스토퍼 안 이외에도 그 변호인에까지 접근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해당 사건의 모든 관련자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으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에까지 접근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안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임나은 변호사는 지난 2월 해당 사실을 서면을 통해 법원에 진술했습니다.

해당 문건은 당시 비공개 처리됐으나 지난 8일 진 로젠블루스 판사가 공개를 결정하면서 관련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월 31일, 미 연방수사국(FBI)의 빌 맥카베(Bill McKabe) 요원은 임 변호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 측이 임 변호사에게 접근할 계획임을 알렸습니다.

특히 맥카베 요원은 당시 북한 측이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인 임 변호사가 자유조선의 수장인 에이드리언 홍 창의 행방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임 변호사에 개인적으로 접근할 계획임을 전했습니다.

에이드리언 홍 창은 대사관 습격 사건의 주동자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해당 사실은 미국 정부가 먼저 파악해 임 변호사에 알렸지만 대화 내용은 당시 기밀에 부쳐졌습니다.

다만 북한 측 요원 등이 실제 임 변호사에게 접촉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FBI의 맥카베 요원은 또 크리스토퍼 안 등 자유조선 회원들의 생명에 북한 측의 믿을만한 위협(a credible threat)이 여전히 있다며 안전을 위해 안 씨가 미국을 떠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나은 변호사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금까지 내게 접근을 시도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내가 아는 것은 FBI가 해당 사실을 나에게 경고하기 위해 전화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에이드리안 홍 창을 만난 적도 없으며 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며 “변호사로 일한 13년 동안 나와 내 고객의 안전에 대해 FBI로부터 경고 전화를 받은 것은 이 때가 유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해당 재판을 지속하기로 선택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 재판이 공개적으로 지속될수록 위험도 더 오래 이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안 씨에 대한 송환 심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임 변호사에 대한 강압과 협박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이용해 안 씨와 에이드리언 홍 창, 또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관련된 모든 인물들을 찾아내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이는 안 씨가 스페인으로 송환되면 북한 당국이 안 씨에게 접근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이용할 것이라는 상식적인 가정을 강화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사건 관련자들 모두에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에이드리언 홍 창의 행방도 북한이 알아낸다면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사실상 이 사건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크리스토퍼 안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김정은 정권의 본질과 목적,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자유조선이 북한 정권에 위협이 되고 안 씨와 에이드리언 홍 창이 김정은 총비서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가족(아들 김한솔)을 도왔으며,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이 북한 정권에 수치가 됐다”며 북한 당국은 이 사건에 분노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말레이시아에서의 김정남 살해사건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의 보안 조직이 해외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안 씨는 현재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으며 스페인 대사관 습격 사건은 북한 외교관의 요청에 따라 이들의 망명을 돕기 위한 위장 납치극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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